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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테이블 2부_대한민국은 비엔날레 전쟁터!


2014 가을호

일 시 : 2014년 8월 24일(일) 오후 15:00 - 17:00

장 소 :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2길 14 카페 스케치북 옥상

참석자 : 웹진 <미술과 담론> 조관용 편집장 임대식 수석기자

김가영 기자 김민경 기자 김유진 기자 신미선 기자

사회자 : <미술과 담론 채널> 류병학 수습기자

 



류병학 지난 웹진 <미술과 담론> 라운드테이블 1부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그리고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역사적 발자취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따라서 라운드테이블 2부인 오늘은 우선 대구사진비엔날레에 대한 총평과 토론을 하고, 그 다음에 올해 9월에 개최되는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 현장을 취재하신 기자분들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차례대로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우선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연재하셨던 김가영 기자의 총평부터 먼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2014.jpg


 

SeMA비엔날레, 귀신, 간첩, 할머니


류병학 자, 이제 올 9월 ‘줄줄이 사탕’처럼 개최될 예정인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에 대해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9월 2일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을 시작으로, 9월 5일 광주비엔날레, 9월 12일 대구사진비엔날레, 9월 20일 부산비엔날레가 개막할 예정입니다. 오늘 라운드테이블은 4대 비엔날레를 취재하신 기자들의 총평을 듣고 논의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총평 순서는 비엔날레가 개막하는 순서를 따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9월 2일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을 취재하신 김유진 가지의 취재 총평을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김유진 저는 8월 14일,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박찬경 예술감독과 미디어시티서울 쪽 홍보 팀장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 측 미디어시티서울 담당 큐레이터, 이렇게 세 분을 만났습니다. 인터뷰는 예술감독 위주로 진행되었고, 서울시립미술관 관련 질문은 큐레이터가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곤란한 질문은 서면으로 답변 받았습니다. 감독님께 여쭤본 것은 기획에 대한 것이었는데, 작년까지는 주제 면에 있어서 미디어아트의 기술적인 면을 부각시켜서 진행되어 왔다면, 올해에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이야기를 보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단 주제 <귀신, 간첩, 할머니>만 보아도 기술과는 연관이 없어요. 이번에 주제 면에서는 아시아성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되고, 형식상으로도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에서 다루는 매체의 비중과 차이가 없다고 감독님이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미디어시티서울>만의 차별성은 어떻게 둘 것이냐에 대한 질문도 드렸었는데, 본인도 '차별 되는 점을 잘 모르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이것은 올해 비엔날레에 대해서만 그렇게 생각하신다는 거구요. 앞으로도 쭉 그렇게 진행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원하는 방향을 감독님이 맞춘 것도 없지 않아 보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의 SeMA비엔날레의 방향성에도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을 거 같아요. 왜냐면 차별성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 하는 중에 앞뒤가 맞지 않는 점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감독님께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아시아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언급하셨고, 또 애초에 <미디어시티서울>의 감독을 하시려고 한 게 아니라, 서울시립미술관의 외부 큐레이터 초청 전시를 하려고 하셨기 때문에 자기는 한국 작가들 위주로 하려고 했다가 일이 커지게 된 것이라고 했어요. 박찬경 감독도 아시아에 관심이 많긴 하지만, 애초 생각과는 다르게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원하는 아시아성 방향으로 확장되었고, 국제 비엔날레다 보니까 여러 국가를 초대해야 하는 끼워 맞추기 식이 있어야 되지 않았나 추측 됩니다.


그리고 특이한 점으로 올해는 장영혜중공업에서 트레일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서 홍보를 하고 있고요. 하나금융그룹에서 후원하는 미술상인 <SeMA-하나 미디어아트 어워드>가 생길 예정이에요. 그 쪽이랑 MOU를 체결해서 할 예정인 것 같고. 또 특이한 점은 영상 위주로 작품이 구성되다 보니 이번에는 미술관에서 영상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극장 상영 형식처럼 진행된다고 합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40여 편의 작품이 기간에 따라 주제별로 나뉘어 상영이 되는데, 미술전시 같은 느낌보다는 영화제 같은 느낌이 드는, 여러 모로 이전과는 차이점이 많을 것 같은 행사가 되리라고 생각 됩니다.


김가영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와 ‘세마비엔날레’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것인지?


김유진 아예 달라지는 것은 아닌데, <SeMA 비엔날레>라는 이름은 올해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직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미술관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름을 붙인 것이라고 합니다. ‘국제’라는 명칭이 빠진 것은 비엔날레 자체가 보편적으로 국제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고, 미디어아트가 빠진 것도 마찬가지로 요즘은 매체가 확장되어 보편적인 의미로 생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조각도 미디어고, 회화도 미디어고요. 미디어의 개념이 확장된 범위로 생각되고 미디어아트의 의미가 계속 변화하기 때문에 그 말은 굳이 안 쓰신다고 답변을 받았습니다.


 신미선 올해 세마비엔날레는 '미디어' 아트냐? 미디어 '아트'냐? 어느 부분에 초점이 맞춰 지는 건가요?


김유진 올해는 '아트' 입니다.


신미선 왜 그렇습니까?


김유진 왜냐면 박 감독님은 우리가 흔히 신기술 미디어를 사용한 미디어아트로 생각하는 '인터랙티브 아트'에 대해 '잘못 생각하면 어른들의 장난감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하셨어요. 박 감독님은 그런 부류의 아트는 '토이 아트'라고 생각하고, 그 부분은 확실히 구분을 지어야 된다고 생각하신대요. 대신에 미디어에 대한 해석으로서의 미디어아트가 중심이 될 예정입니다. 영상이나 사진 작업이 있으면 그 내용이 미디어에 대한 해석적인 내용이라는 것입니다. 미디어의 의미에 집중한 '아트'이죠.


 류병학 이번 세마비엔날레에는 미디어아트뿐만 아니라 설치미술, 영화, 사진, 회화, 조각 등을 전시한다고 들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세마비엔날레는 ‘미디어아트’에서 ‘미디어’의 개념을 확장되게 고려한 것임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관용 이번 세마비엔날레의 전시는 이전의 전시와는 달리 회화, 조각, 영상, 인터넷(장영혜중공업의 경우) 등이 들어가 있어 미디어의 정의를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하는 미디어의 개념이 아니라 구미디어의 개념도 포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마 비엔날레는 이전 전시와는 달리 과학기술의 발전과 함께 새롭게 등장하는 매체들을 중심으로 국제전을 기획하는 것이 신구 매체들을 포괄하면서 또한 '아시아'에 초점을 맞추고 개념적인 부분으로 국제전을 기획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세마비엔날레는 박찬경 감독의 미디어의 정의와 국제전이라는 개념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 같습니다. 미디어 전시인데, 보도자료에 근거해서 보면 영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또한 전시에 초대되는 회화와 설치 및 조각 작가들은 이 전시의 기획에 잘 부합하고 있는지도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류병학 초기 미디어아트라고 할 수 있는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비디오아트는 당시 미술계로부터 천대를 받았지요. 비디오아트는 1970년대 실험영화를 제작했던 영화인들로부터 조롱을 당했고요. 왜냐하면 당시 실험영화 감독들은 ‘제7의 예술’이라고 불리는 영화만을 인정했으니까요. 따라서 당시 비디오아트와 실험영화의 논쟁을 이번 세마비엔날레에서 논의해 보는 것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조관용 감독의 주장처럼 새로운 매체의 작업들이 예를 들자면 인터렉티브 아트를 포함하여 질적인 내용을 지니고 있지 않는가?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매체를 가지고 위상을 지닌 국제전을 할 수 없어 개념을 가지고 위상을 지닌 국제전을 개최하고 있는가? 또한 감독이 이야기하는 미디어 아트는 무엇인지…


김유진 미디어 아트에 대해 답변해 주신 거는 '미디어 아트는 고정되지 않고 항상 변화하고 발전하기 때문에 미디어 아트라고 했다'고 답변을 해 주셨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딱히 정의를 내리고 계신 거 같지 않아 보입니다. 신기술도 받아들이지 않고, 오히려 역차별 한다는 느낌도 들고 회화나 이런 부류를 품긴 품었지만 오히려 신기술에 대한 역차별로 그 쪽은 품지를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류병학 저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해요. ‘미디어아트’라는 이 용어에 문제가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미디어’라는 용어가 포괄적인 뜻을 내포하기 때문이죠. 미디어아트에 대한 몇 가지 사례들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미디어아트는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이다’라는 문장을 보죠.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대중매체’는 흔히 크게 활자매체(신문, 잡지, 서적, 포스터, 전단 등)와 영상매체(TV, 영화, 컴퓨터 등) 그리고 음성매체(라디오, 음반 등)로 구분됩니다. 따라서 혹자는 미디어아트의 기원으로 입체파의 신문 이용 혹은 다다의 잡지 이용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기도 합니다. 둘째, ‘미디어아트는 주로 컴퓨터 기술을 사용하여 미디어 본연의 자세를 찾는 아트 표현’이다. 비디오나 텔레비전 등을 사용한 작품도 미디어아트라 부르는데, 이 용어가 빈번하게 사용된 것은 인터넷이나 멀티미디어 기술이 발달한 1990년대 이후라는 것이죠. 셋째, ‘미디어아트는 인터넷, 웹사이트, 컴퓨터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CD-ROM, DVD, 가상현실 등의 대중매체를 미술에 도입한 것으로 매체예술이라고도 불린다.’ 그렇다면 미디어아트는 디지털아트가 아닌가요?


흥미롭게도 80년대까지 사용되어 왔던 ‘미디어아트’는 90년대 접어들면서 ‘뉴’ 미디어아트로 전이됩니다. 왜 미디어아트가 뉴미디어아트로 전이된 것일까요? 왜냐하면 80년대 미디어아트의 대명사로 불렸던 비디오아트가 80년대 말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새로운 형태의 미술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따라서 80년대 말 새로운 미디어아트에 대해 ‘뉴’를 접목시킨 뉴미디어아트란 용어가 등장한 셈이죠. 근데 그 ‘뉴미디어아트’라는 용어는 ‘멀티미디어아트’ 혹은 ‘인터랙티브아트’란 용어들과 혼용되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를테면 1980년 말 ‘뉴’ 미디어라고 불렀던 것은 다시 90년대 다른 ‘새로운(new)’ 미디어에게 ‘새로움’의 자리를 내주었다고 말이죠. 그래서 ‘미디어아트’라는 용어는 적절한 용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번 기회에 ‘미디어아트’라는 용어를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지면을 통해 미술의 패러다임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아날로그 아트와 디지털 아트가 그것이죠. 따라서 저는 ‘미디어아트’라는 용어를 ‘디지털아트’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가영 박찬경 감독이 '그런 부류의 것은 토이 미디어 아트다'라고 생각하신다고 하셨는데, 저는 그게 좀 위험한 생각이 아닐까 싶어요. 류 선생님께서도 '미디어는 모든 것을 담는 것'이라고 하셨는데요, 제가 모바일 아트를 기사 연재를 하면서, 초반에 그런 얘기를 썼어요. '미디어를 테크놀로지적인 것에서 국한되어 생각을 하면 그 안에서 밖에 설명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미디어를 어디까지 확장할 것인가'라고. 몸도 미디어가 될 수 있죠. 물도 미디어가 될 수 있구요. 따라서 미디어가 무엇인가 대한 정의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미디어에 '아트'를 붙인다고 해서 미디어 아트 작품이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리고 그렇게 모호한 정의에서 나온 미디어 아트, 즉 그것이 테크놀로지를 연계한 인터렉티브 작품이라고 할 때, 그런 것은 ‘토이아트’, 다시 말해 키덜트를 위한 작품 아니냐? 그렇게 단정을 지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조관용 첫 번째는 세마비엔날레 조직위에서 이야기 하고 있는 미디어의 정의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감독의 초빙과 기획전시의 개념은 그러한 바탕 위에서 나오지 않겠나요? 그래서 미디어 자체를 세마비엔날레 조직위에서 어떻게 정의 내리는지 그리고 우리 사회에서 미디어의 정의가 어디까지 인지, 그런 것들이 인터뷰 기사와 함께 기사화하고, 이번 세마비엔날레 논의 점들을 다루어주고요. 그래야지만…


임대식 늘 말씀드리는 거지만 계속 말이 반복되는 것처럼… 사실 비엔날레가 똑같죠 뭐. 어떻게 시작이 되서 이번에는 왜 이런 개념을 가지고 가는가에 대한 어떤 명확성이 전혀 없이… 결국은 행사를 위한 행사가 되는 것이죠. 그래서 새롭게 변화될 수 있는 가능성의 창구가 넓어졌으면 좋겠고 기획의 범위 자체도 많은 가능성을 열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행사 이전 정책에 관한 고민도 좀 정확했으면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역대 감독들을 쭉 보면 흐름들이 좀 보일 거 같아요. 어떤 관계에서 어떤 맥락으로 시작되었는지 처음의 맥락하고 전혀 달라지는 듯해요. 계속 진행되다 보면 권력화 되면서 흘러가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부분들을 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나. 미디어에 대한 개념 정의는 그런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계속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미디어라고 하는 게 'oo 미디어'지 미디어아트는 아니자나요. 예를 들어, 매스 미디어면 대중들을 다루는 어떤 매체라고 하는 것처럼 앞에 형용사가 한 개 붙은 다음 미디어지, 미디어 다음에 아트가 붙으면 미디어가 무슨 미디어인지… 아무런 정의가 내려지지 않기 때문에 미디어는 정의되기 힘들 듯 합니다. 미디어는 전체잖아요, 그것을 어떻게 개별적으로 정의내릴 수 있냐는 거지요. 그것은 사실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미디어 아트의 범위와 개념정의 같은 것들은 실제 현장에서 벌어져서 정의되고 작가들이 먼저 많은 노력들을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 오히려 작가들이 먼저 치고 나갔으면 하는 생각이 좀 들어요. 백남준의 작품들이나 그 이후의 테크놀로지를 다루었던 작품들을 놓고 결국은 비평 쪽에서는 ‘미디어아트다’라고 어정쩡하게 쫓아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들이 테크놀로지를 건드려 줬을 때 새롭게 정의되는 내용들이 있다면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미디어 아트에 대한 다른 용어들이 조금 더 재기되지 않을까하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행사가 권력화 되지 않는 것들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광주비엔날레, 터전을 불태워라!


류병학 자, 이번에는 9월 5일 개막할 광주비엔날레를 취재하신 김민경 기자의 취재 총평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경 저는 8월 15일 광복절에 광주로 취재를 갔습니다. 아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은 미리 8월 8일 오픈했습니다. 그리고 본전시가 9월 5일에 개막하게 되는데, 특별전이 본 전시에 앞서 이목을 집중시키게 되었어요. 전시 예정인 걸개그림에서 대통령과 관련된 이미지 때문에 문제가 불거진 것이지요. 이 사건이 발단이 되어 몇 일 전에는 재단 대표이사가 사임하기도 하였지요. 그런데 문제는 사퇴로 일단락되기보다 근본적인 문제 제기로 이어졌습니다. 광주 지역의 미술인들이 재단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들을 오픈하자는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거든요. 아무튼 이런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 제가 갔을 때 본 전시는 준비 중에 있었고요. 저는 본전시 총감독인 제시커 모건을 만났습니다. 20분 정도 전시장 둘러보고 20분은 인터뷰 하는 것으로 취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10회 광주비엔날레의 전시 주제는 '터전을 불태워라'입니다. 사실 제목만 들었을 때는 불과 같은 급진적인 저항정신을 떠올리기 마련인데요, 일단 취재를 하면서 그런 과격한 구호 같은 것을 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어요. 먼저 총감독의 큐레이팅 색깔이 읽혀졌습니다. 전형적인 미술관형 큐레이터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008년 오쿠이 엔위저나 2010년 마시밀리아노 지오니와 같은 외국인 총감독의 경우 다른 비엔날레나 도큐멘타, 실험 공간에서 기획하다가 이후 미술관에 자리잡게 되는데, 제시카 모건의 경우 미술관에서 주로 기획을 해왔기에 이번 비엔날레는 미술관 스타일의 전시 스타일을 많이 반영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야외나 광주지역의 다른 공간에서 확장하여 전시를 하였는데 이번에는 비엔날레 전시장 안에 집중됩니다. 이에 대해서 총감독은 선임 이후 1년 남짓 광주를 연구하고 조사하여도 이방으로서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기에 공간 안에 집약하는 방식을 택했다고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총감독은 선임 이후 주제발표 기자회견을 하면서 광주정신에 대해 언급한 바 있는데요, 그렇다고 이번 비엔날레의 전시 자체가 직설적으로 광주의 역사적 사건이나 운동을 언급하는 형태를 취하지는 않았습니다. 은유성이 두드러진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전시장에 들어가 천천히 감상하고 나오기까지 '광주의 민주화 운동처럼 세상을 변화시키는 나아가는 하는 인간의 힘과 역동성'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시는 크게 다섯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키워드는 크게 '불'과 '집'입니다. 전시장 초입부터 불의 개념으로 시작이 됩니다. 불이라는 개념에 기획자가 대입시킨 개념은 '태워냄' '소멸과 생성' '카타르시스적 희망' 등의 의미라 할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하여 그 의미들을 좋다/나쁘다의 판단적 개념에 맞추어 직설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불과 함께 집 역시 이번 전시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키워드입니다. 집은 물리적인 거주 공간으로서뿐 아니라 인습, 젠더, 인종과 같은 고정된 관습을 은유하는 개념으로 차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파트나 건축물과 같은 공간의 구조를 재현한 작업들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술관 기획자 출신답게 전시 관람자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전시라 할 수 있습니다.


조관용 저는 이번 광주비엔날레 본전시에서 작가들의 수와 장르별의 분포도가 궁금합니다.


김민경 102명의 작가가 참여합니다.


조관용 분야는?


김민경 회화, 설치, 사진에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작품이 전시됩니다. 특징이라고 하면 퍼포먼스가 이전 비엔날레에 비해서 강조되었다는 점인 것 같아요. 그에 비해 전통적인 의미의 회화는 수가 적습니다.

 

조관용 그러면 감독이 '불태워라'라고 하는 것은… 원래 초대된 작가들을 통해서 전시 주제를 읽어내야 하는 거잖아요. 거꾸로 전체적으로 불태운다는 의미를 가지고는… 작품들은 전시가 되어 있나요?


김민경 제가 취재할 당시 설치가 1/5 정도 진행된 상태로 대체적인 골격만 볼 수 있었습니다.


조관용 작가는 국가 별로 골고루 초대되었나요?


김민경 네 아시아, 유럽, 미국에서부터 남아메리카지 골고루 작가들을 선별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시카 모건 총감독이 테이트모던에서 서구권 밖의 예술, 특히 중남미 쪽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그 지역의 작가들이 예전 비엔날레에 비해서 부각된 면을 볼 수 있습니다.

 

조관용 그러면 이번에 중남미 쪽이…


 김민경 중남미 쪽에 집중되었다는 표현보다는 예전에는 광주비엔날레에서 중남미권 미술이 많이 다루지 않은 것에 비해 이번에는 아시아, 유럽, 미국과 더불어 그쪽 작가들도 골고루 볼 수 있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습니다.


조관용 그러니까 주제에 '불태워라' 하는 주제와 중남미 작가들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요. 작품과 불의 개념을 어떻게 결부시키고 있는지요.


김민경 한 마디 키워드는 '불'하고 '집'입니다. 'Burning down the house'를 하나의 키워드로 봐서는 전시가 자세하게 읽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어떤 작품은 정말 집 자체에만 집중되어 있으니까요. 자신의 아파트를 재현한 월시트 작업도 있는데, 그 작품은 정말로'Burning down the house'의 구호와는 전혀 관계없이 단지 집의 개념을 들여온 것이에요. 물론 여기서 집은 물리적 공간이자 삶의 비유적 개념이기도 하지요. 따라서 전시작품들은 전체적으로 불과 집이라는 이 두 키워드에 맞추어 각각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 두 키워드를 연결해주는 것은 유기적인 디스플레이 방식인 것이고요.


조관용 '집을 불태워라'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시를 하자면 작가들의 선별은 어렵습니다. 감독이 이야기하는 핵심 단어는 무엇인가요?


김민경 네.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집이 젠더, 인습, 전통, 규범 등 다양한 틀을 은유하기에 광범위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조관용 기사를 정리할 때 도움이 되시라고… 왜냐하면 아까 세마비엔날레에서 미디어 정의라고 할 때 매체들이 회화, 페인팅에서부터 설치와 같은 식으로 감독이 어떻게 구성하고 있느냐에 따라서도 이번 전시를 어떻게 수용하고 있고, 어떻게 보여주려고 하는지 지표가 될 수 있으니까요.


김민경 이번 주제는 미국의 락그룹 토킹헤드의 노래 제목에서 빌려온 것이죠. 이 노래가 번져나갈 당시 미국 내에서 반전과 히피 등 자유의 움직임이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고 하지요. 이 그룹이 노래를 부를 때 홀 전체를 메운 관객들이 소리 지르며 감정을 분출해내며 장관을 연출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집니다. 이것처럼 이번 광주비엔날레 역시 관람객들이 내재된 감정을 마음껏 분출하고 느끼며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것, 그것이 전체적인 전시의 골자인 것 같습니다.


류병학 그렇다면 김 기자께서 보았을 때 즐거웠나요?


김민경 신선한 느낌을 받긴 하였지만 설치를 하고 있는 어우선한 상황이라 즐기기까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전시가 개막해 퍼포먼스도 어우러지고 음향도 설치된다면 느낌은 상당히 달라질 것이라 기대합니다.


임대식 저는 직접 한 번 가서 보고 싶어요. 사실은 특별전의 문제로 인해서, 조직적인 문제라든가 내부적인 문제. 어떻게 지역 미술들이 파헤칠지 모르겠고, 어떻게 결론이 내려질지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저의 관심사고. 지역 작가들이 그동안 소외당했다고 할 수 있고 어쩌면 또 많은 권력을 누렸을 수 있어요. 어떤 층에서는. 그런 면에서 불만들이 터진 것일 수도 있고. 다양한 활동들이 이루어지는 중앙에 있었을 때는 다양한 활동들이 있을 수 있고 다양한 작가들이 혼합될 수 있지만 지방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그런 부분들이 없으니까 진짜 어느 정도의 활동이 보장되는 작가 외에 나머지 작가들은 정말 너무너무 어렵게 활동을 하게 되고 활동 기회가 없게 되니까. 그러다 보니 지역 행사 하나에 목 메이게 되다보니 그것이 권력화의 핵심이 되고 그렇게 곯았던 것이 터진 거라서 특별전이 어떻게 정리될지 무척 관심이 갑니다. 그리고 '터전을 불태워라'는 어떻게 보면 소모적인 주제일 수 있어요. 한 번 던지고 마는 주제일 수 있고. 흘러가는 주제일 수 있고. 굉장히 show-up하기 좋은 주제일 수도 있어요. 그런 부분들이 대중에게 어떻게 비춰질 수 있겠느냐도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아요.


김가영 저는 '터전을 불태워라'라는 광주비엔날레 주제가 굉장히 컨셉츄얼한 느낌이라 좋은 것 같거든요. 대구랑 비교했을 때. 그러나 어쨌든 제가 궁금한 것은 비엔날레라는 굉장히 큰 행사의 주제는 굉장히 많은 것을 아우르는 주제여야 할까? 라는 것입니다. 미디어는 미디어를 다 아울러야하고, 사진은 사진을 다 아울러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어요. 그래서 어떤 명확한 컨셉을 잡을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아니면 우리 모두가 그 틀 안에 갇혀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어쨌든 '터전을 불태워라'라는 주제를 들었을 때는 굉장히 '뭘까?' 하는 관심이 들었고, '터전을 불태워라'라는 말이 광주랑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광주 정신이나, 지금 온 세상이 다 화가 나 있는 느낌인데. 그것을 '불'이라는 것, '터전'이라고 하는 국가, 집단, 가정이라는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 비엔날레에 적합한 은유적인 표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퍼포먼스를 한다는 것도 표현 매체의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다 다양한 전시가 되지 않을까… 미술관이라고 하는 공간 내에서만 전시를 생각할 수도 있는데, 퍼포먼스는 어디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기대가 됩니다.


김유진 제가 미디어시티서울 인터뷰를 하면서 들은 말인데요. '터전을 불태워라'라는 말이 광주정신을 표현한다는 느낌이 드는데, 박찬경 감독님 왈, '지금 세상이 이미 불탔다.'(일동 웃음) 농담 삼아 하신 말이겠지만 지금 시국을 보면 저는 이 말에 동의 돼요. 이제는 더 태울 것이 아니라 치유를 해야 될 때인 것 같은데...


김가영 아까 김민경 기자님이 얘기하신 것처럼, 그 노래를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거 같아요. 촛불 시위도 조용히 평화롭게 하자나요. 저는 그런 행위 자체는 우리가 화나는 것을 표현하는 동시에 가라앉히는 이중적인 느낌도 들더라고요. 그것이 치유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뭔가 그 행위를 함으로써, 좀 다른 느낌의 흥분, 즐거움이라는 흥분, 다소 풍자적인 느낌이 드는 것 같아요.


예산 부족보다는 기획력의 부재?


 김가영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06년에 처음 개막을 했는데, 그때 대구의 상황이 좀 좋지 않았어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구 감소율을 보이고 있었고, 다른 도시로 젊은 사람들이 유출이 많이 되고 있었기 때문에, 고령화나 도시 침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대구는 문화적인 부흥이나 대구에 젊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대구를 발전 시킬만한 내용이나 방법들을 강구해야 되는 상황이었어요. 그런 배경 속에서 2006년 바로 그 전해인 2005년에 '대구 이미징 아시아'라는 전시가 있었는데, 그것을 모태로 해서 대구를 이미징 하기 위한 어떤 하나의 방안으로서 비엔날레를 하기로 결정을 했고,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개최가 되었습니다.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 전시로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서울은 미디어 아트를 선택해서 비엔날레를 개최했기 때문에, 대구로서는 좀 더 차별화 된 뭔가를 생각했던 것이 '사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구는 사진비엔날레를 개최를 했는데, 사진이 시각 예술 중에서도 대중에게 관심을 받기 좋은 매체잖아요. 그런데 초반에 홍보나 예산이나 인력의 부족 때문이었는지 모르지만 총 관람객 수가 6만에 그쳤습니다. 일단 전시 기간이 굉장히 짧았어요. 한 달이 안 되는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홍보와 관객 유치를 하기에는 기간이 많이 짧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제2회 때는 예산이 좀 오르긴 했지만, 제2회 때도 여전히 조직위원회가 설립이 되어있지 않았어요. 예산도 부족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대구에도 부산의 BEXCO나 서울의 COEX 같은 큰 컨벤션 센터가 있는데 그게 EXCO에요. 그 EXCO랑 공동으로 주관을 했어요. 공동 주관을 하다 보니까 EXCO의 전시장을 써야 되는 상황인 거예요. 그런데 EXCO는 대관료가 굉장히 비쌌고, 그 대관료로 예산의 절반을 할애해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대관료를 제외한 나머지로 큐레이터 섭외를 하고, 작가를 섭외를 하고, 홍보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요. 그러다가 2010년에 조직위원회가 법인을 설립하게 되요. 그때 조금씩 자기들만의 노하우를 만들어 가고자 조직위원회를 조직했던 것 같아요.


제2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특징들 중 하나로 '포트폴리오 리뷰'를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포트폴리오 리뷰'는 2008년 처음 시작했는데 그게 대구 사진 비엔날레로서는 다른 비엔날레들과 차별화 된 다른 구성이었습니다. '포트폴리오 리뷰'라는 것은 젊은 사진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전문가적인 입장에서 심사를 해 달라고 하는 것인데, 그때 섭외된 전문가들이 해외에서 굉장히 유명한 사진 인사들로 구성이 되었어요. 그래서 이러한 기회는 젊은 사진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해외에 내보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내 작품의 발전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는 좋은 창구였다는 생각이 들고요. '포트폴리오 리뷰'는 2010년, 2012년을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2010년에는 조금 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조직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는 상황이었는데, 예술지원사업 평가에서 점수가 전 회보다 더 낮았어요. 조직위원회가 설립되고 나서 뭔가를 준비해야 되는데 그때까지도 처음에 시작했던 것처럼 여전히 준비가 안 되어 있고 잘 모르는 상황인 거예요. 매회 행사를 개최하지만 매 회마다 새로운 조직위원회가 만들어지다 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 전의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없으니까, 첫 회에 특별전 했던 사람이 2회 때에는 주제전을 하고, 그런 식으로 계속 로테이션 되면서 이루어지다 보니, 운영이 체계적으로 되지 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전에는 외국인이랑 우리나라 감독이랑 같이 주제전을 하는 식이었는데요. 2012년에는 외국인 큐레이터를 단독으로 주제전에 넣었어요. 올해도 주제전을 외국인 큐레이터 단독 체제로 가고 있어요.


2012년 4회 때 평가가 별로 좋지 않았고, 나라 안팎으로 여러 문제들이 있어서 그런지 2014년 예산은 지난 회와 비슷한 14억 정도로 편성되어 지금까지 준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관계자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니 예산은 부족한 상황이지만, 지금 이루어져 있는 조직 위원회가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가다 보면, 노하우가 쌓여서 계속 발전 될 거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그 사람들이 끝까지 가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확인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은, 어찌되었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민간 투자를 받는다던지 하는 등의 운영하는 사람들이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통해서 비엔날레를 발전시켜가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류병학 김가영 기자의 지난 대구사진비엔날레 총평에 대한 조관용 편집장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 편집장은 대구사진비엔날레 1회 때인가 2회 땐가 평가했었죠?


조관용 2006년 대구사진비엔날레의 평가를 했습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07년도의 법인화를 통해 국제적인 비엔날레로서의 위상을 갖추려고 노력하였지만, 전시는 법인화 이전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전시는 1회에서 현재에까지 사진을 위주로 하는 기획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전시는 기획력과 예산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처음에 대구사진비엔날레는 Exco에서 대관을 하여 전시를 하였는데, 대관에 예산을 많이 사용해서 그런가요?


김가영 아니요. 법인 이후부터는…


조관용 올해 사진비엔날레 총 예산이 14억이라는데, 그 예산은 그렇게 적은 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예산 부족보다는 기획력의 부재와 그 기획력을 조력해주는 운영체계의 부실 때문은 아닐까요. 그것은 대구라는 지방의 특권을 고수하면서 운영과 기획을 하려니까 비엔날레의 전시가 국제성을 띠고 있지 못하고 또한 '사진' 분야의 보수성을 지키려고 하니까 확장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합니다.


류병학 자, 그러면 이번에는 이번 비엔날레들을 취재하셨던 기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분께서 먼저 의견을 내주시겠습니까?


김민경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앞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 지역의 독특한 성향이나 알력 같은 것들 것 문제가 될 수 있는데 특히 사진 같은 경우에는 매체 자체가 그 지방색이 지나치게 개입될 경우에 그게 고루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실 사진비엔날레가 생겨날 당시에는 사진이 하나의 트렌드처럼 대중과 예술인들 사이에도 전파되는 배경도 한몫 했을 거예요. 그 이후에 회화 작가가 작품 안에 사진을 도입하기도 하고 사진작가가 설치도 하고 그런 식으로 여러 가지 변화가 나타나는데, 그런 것에 대한 정확한 해석이나 견해 없이 그냥 전통적으로 기법적 측면에서 사진을 한정하는 방식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거 같습니다. 그러한 사진을 지향점으로 삼는다면 인정하고 그 방향으로 추진하면 되겠지만, 굳이 외국 큐레이터까지 영입하는 것으로 봐서는 그렇게 전통적 방식의 사진 매체를 고집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일단은 사진비엔날레가 규정하고 테두리 짓는 사진의 개념을 전시를 통해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치 전시를 보고 나면 이런 것이 오늘날 사진이구나, 자연스럽게 느끼는 것처럼 말이죠.


김가영 네. 제가 관계자랑 인터뷰를 통해서 알게 된 부분인데요. 처음에 외국인 감독을 어떻게 섭외하냐고 물어 봤는데, 운영위원회가 추천을 받는데요. 우선 순위로 추천 외국인 큐레이터 리스트가 나오는데, 1번부터 전화를 하는 거죠. 1번이 못한다 그러면 2번에게 전화하고. 계속 이렇게 넘기는데 조금 어려운 점은, 한국이라는 나라의 사진비엔날레 자체도 생소한데, 거기다 '대구'라고 했을 때 더 설명하기 어려웠다는 거죠. 1회 2회 때는 특히 더 그랬고요. 이제는 5회 정도 되니까 조금은 그래도 나아졌지만요. 그래서 국내 감독을 섭외하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국내에서는 사진전시를 전문으로 큐레이팅 하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가 않고, 그 많지 않은 사람들 중에서도 이미 1회, 2회, 3회를 거쳐서 계속 로테이션이 된 상황이라, 새로운 뭔가를 보여주기에는 '누구 누구표' 전시가 되는 걸 피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서 외국인 감독을 섭외해서 매 회마다 다른 접근과 시도를 찾는다고 답변을 했습니다.


4회 같은 경우에는 '샬롯 코튼'이라는 전 영국 국립 미디어 미술관 큐레이터였던 분을 섭외 했고, 이번에는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라는 스페인계 감독을 섭외했는데, 그 분이 남미 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했던 분이라 우리에게는 좀 다른 접근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접근으로 섭외를 했다고 해요. 저도 그런 부분에서는 일정 부분 동의하는데요. 우선 우리나라에 사진을 전문적으로 기획하는 큐레이터가 많이 없는 것 같고, 또 동시에 드는 생각은 이러한 사진 전문 큐레이터들이 해외에서 활동을 많이 하고 더 유명해 진다면 외국 사람들에게 대구라는 도시를 소개하고 끌어들이는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관용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전시는 사진 분야만을 고집하며, 예술의 한 분야로 확장하여 기획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다. 국내 기획자보다는 외국기획자를 초대하여 기획을 하고 있는데, 그 기획자들은 조직위가 가지고 있는 개념 범주 안에 이미 계획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조직위가 사진에 대한 개념 범주를 확장해서 생각해야 전시 기획이 보다 융복합 시대의 흐름과 맞는 국제적인 사진전이 기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기획자들 중에 ‘사진 기획자들이 없다’라고 이야기 하는데, 제가 사진작가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봤을 때, 그것은 사진을 예술의 한 분야로 생각하지 않고 찍는 게 모든 사진의 출발이고 끝이라고 보는 관점에 불과합니다. 사진전은 '사진을 찍는 것'만이 사진전은 아니며, 그것을 넘어서는 전시를 개최해야 국제적인 사진전이 나오지 않을까요.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국제적인 위상을 가지고 발전하려면 조직위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확장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류병학 김유진 기자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김유진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사실 잘 몰랐었는데, 대구사진비엔날레를 듣고 처음에 '대구랑 사진이랑 무슨 관계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관련이 있나요?


김가영 대구사진비엔날레 측에서 얘기하는 것은, 대구에서 국내 최초로 사진전문 교육기관이 설립 되었다고 합니다. 최계복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한국 최초의 사진교육기관을 만들었고, 사업소개 자료에는 사진학원이라고 되어 있는데요. 그것을 시작으로, 인재들이 양성되었고, 그런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대학의 사진 관련 학과도 다른 도시보다 많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인터뷰를 했을 때 대구출신의 사진 전문가들이 대구에 많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김유진 제 생각에는 그렇다고 해도 애초에 대구와 사진이 관련이 있기 때문에 사진 비엔날레가 만들어졌다기보다는, 하다 보니 사진이라는 매체를 선택해서 만들어진 것 같은데요. 이후에 대구와의 연관성은 끼워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또 만들어진 시기가 대구의 시기적인 침체와 겹쳐서 지역발전을 위한 축제 형식으로 만든 거라고 하셨잖아요. 지역 축제로서 만든 것이라고 하면 지역 특성과 축제가 결부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것을 지속시켜 나가려면 대구시와 사진이 서로 같이 발전을 시켜나가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대구시는 사진의 발전보다는 비엔날레를 통한 경제적 이익만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대구에 사진 교육 기관, 사진학과 등이 있다고 하셨는데, 또 반대로 사진 전문 큐레이터는 많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대구시는 비엔날레를 위한 비엔날레만 할 것이 아니라, 대구시 자체의 교육 프로그램과 결합시켜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사진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책을 만든다면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대구가 정말 사진 도시가 되어 사진도 발전하고, 대구시도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가영 그거랑 관련 있는 게 '포트폴리오 리뷰'인데요. 그거랑 사진 전공 학생들의 전시를 부대행사로 열어 주는 것이 있거든요. 근데 그게 지역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경향이 있고, 전국 행사로 발전하기에는 홍보가 다소 부족하다는 점이 있습니다.


 류병학 마지막으로 신미선 기자의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미선 대구사진비엔날레라고 하면 무엇보다 사진에 대한 정의와 사진이 갖는 예술의 범위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어야 된다고 봅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 또한 지역적 특성에 맞는 국제적 성격을 구축해가기 위해서는 홍보는 물론 전문적인 조직위와 기획자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 사진의 기억

 

류병학 이번에는 9월 12일 개막 예정인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취재한 김가영 기자의 취재 총평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가영 8월 14일 대구에 내려가서 취재를 했구요. 대구는 운영위원회가 전시를 다 주관하고 관리를 하고 있는데, 운영위원회장님은 시간이 안 된다고 하셔서 만나 뵙지 못하고 사무국의 김성훈 전시팀장님과 특별전의 석재현 큐레이터님 두 분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습니다. 9월 12일 대구사진비엔날레가 개막을 하는데, 제가 중점적으로 물어본 것은 예산과 어떻게 전시가 구성이 되는지, 그리고 주제에 대한 이야기와 운영에 있어서의 어려움 등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올해 5회를 맞아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라는 감독을 섭외했는데요. 제가 취재하면서 드는 생각으로는 이제야 사진이라는 매체에 대해 진지한 담론을 하려는 것 같았어요. 이번에 주제가 'Photographic Narrative' 인데요.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 감독이 주제전의 주제를 사진의 '기원, 기억, 패러디'로 잡았는데, 이 주제를 아우르는 것으로서 처음에는 비엔날레 주제를 '사진의 기억'으로 잡았다가 ‘기억’이라는 영어 단어 'memory'라는 단어는 외국에서 사용할 때는 '사진처럼 정확한' 이라는 의미로 쓰여서. 우리 기억은 정확할 때도 있지만 모호한 것도 있고 그렇잖아요. 그래서 'memory'가 그런 걸 아우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사진의 기억'이라는 주제를 바꿔서 'Photographic Narrative'로 바꿨다고 합니다. 'photography'가 아닌 'photograpic'이라는 것은 '사진적인' 이라는 의미로 조금 더 사진의 속성에서 확장된 느낌을 생각한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특히나 그 전 아시아나 다큐멘터리 사진들로부터 벗어나 사진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들을 한 전시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알레한드로 큐레이터가 말하는 '기원, 기억, 패러디'에서 '기원'은 사진술의 발명으로부터의 기원을 말하고, '기억'은 우리가 사진의 기록적인 측면, '패러디'라는 것은 사진이 예전에는 정확한 기록으로서, 증거물로 사용이 되었지만, 현재는 조작이 가능하고 예술적인 연출을 하고 그것을 다시 이미지로서 담는 조금 더 다른 기능으로 사진이 만들어 지는데, 그런 의미로서의 패러디, 이렇게 세 가지로 다루고자 했습니다. '패러디'는 꼴라쥬된 사진도 있고, 비디오아트나 설치작품 그리고 대형 포토그램이나 라이스 페이퍼에 프린팅 하는, 매체적으로 다양한 사진들로 구성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알레한드로 큐레이터에게 인터뷰 질문을 일주일 전에 드렸는데, 답변은 아직까지 받아보지 못했는데, 4월 기자간담회에서 그가 말했던 것은 “사진이라는 것은 굉장히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것이다. 기록인 것을 떠나서 예술적인 표현을 굉장히 다양하게 할 수 있는데, 작가가 어떤 시각으로 찍느냐에 따라, 누가 찍느냐에 따라 그 결과물이 다르고, 그 결과물을 우리는 체험하는 느낌으로, 간접 경험하는 느낌으로 전시를 봐줬으면 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보도자료에 실린 주목할 만한 작가들의 전시를 보니까 사진이라는 매체를 재해석 하거나, 우리가 항상 봐왔던 개념들을 조금 다르게 접근해서 그걸 주제로 찍은 작가들의 전시들이 많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성이라는 것은 남성과 여성 두 가지뿐인데, 제3의 성이라는 주제를 표현한다거나, 인간의 피부색을 가지고 pantone 컬러로 표현한다던지, 사진을 통해서 자신들의 생각을 재미있고 다양하게 표현하려는 시도들이 많았고, 그런 시도들이 이번의 주제, 사진의 정체성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여졌습니다.


주전시는 대구예술문화회관, 특별전시는 대구예술발전소, 봉산문화회관에서 진행되는데요. 제가 특별전 '전쟁 속의 여성'을 큐레이팅 한 석재현 큐레이터님을 만나서 인터뷰를 했는데, 석재현 감독님은 2006년에 대구사진 비엔날레의 전시팀장으로 일을 하신 경험이 있으시더라구요. 그래서 대구 사진비엔날레의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일하시면서 경험해 온 바에 대해 들을 수 있었구요. 처음에 굉장히 적은 예산으로 출발을 했다고 하셨는데, 아까 편집장님은 ‘예산이 결코 적지는 않다’라고 이야기 하셨잖아요. 그 분이 이야기하는 예산의 적음은, 현재 작가들에게 어느 정도의 성의 표시 정도로만 대가를 준다는 것이고요. 그것은 너무나 미안한 수준이라고 이야기를 하셨고, 너무 작가들에 대한 대우가 예산에서 잘 안 되어 있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홍보 예산은 부산 못지 않게 투입되었지만 그런 부분에서 예산이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비엔날레 운영하는 사람들의 전문성이 다소 부족하지 않나… 특히 홍보 같은 경우에는 제가 취재하면서 좀 힘들었던 부분이, 기자에게 자료를 보내주는 것들도 잘 안 되고, 보도 매체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취재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것 같았습니다. 심지어 페이스북만 봐도 '좋아요' 수는 <미술과 담론>의 '좋아요' 수의 반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부산 비엔날레의 '좋아요' 수와 비교했을 때 약 3-4배 정도 차이가 나는 것만 봤을 때, 홍보가 많이 미흡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소소한 행복 사진관'이라는, 밖에다 사진 촬영 부스를 설치해 놓고 사람들이 지나갈 때 앉아서 사진을 찍고 가는 행사가 있거든요. 그런 것으로 인해 지역민들 내에서는 홍보가 잘 되는 부분이 있는데, 계속 비가 왔기 때문에 그게 잘 안 되는 상황이죠. 그런 것들이 개인적으로 좀 걱정이 됩니다.


이번 5회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조직위원회가 2010년에 설립된 후 세 번째로 하게 되는데, 그 전의 노하우를 얼마나 활용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편집장님께서 "전 회의 것들을 계속 답습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하셨는데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알레한드로 카스테요테 감독이 오게 되면서 사진에 대한 담론을 좀 더 깊이 있게 다루려고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사무국에서도 주제를 '기원, 기억, 패러디'를 중심으로 '포토그래픽 내러티브'라고 바꾼 것 같고요. 아직도 여러 가지로 준비가 덜 되어 보이는데요. 그런 가운데 진행이 되고 있습니다.


김민경 그러면 ‘포토그래픽 내러티브’라는 것은 기획자가 정한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협의하여 정한 것인가요?


김가영 네, 운영위원회측에서… 총감독님이 없어요.


류병학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초기 감독제에서 큐레이터제로 바뀐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김민경 그러면 스페인 기획자분은 어떤 역할을 하시는 건가요?


김가영 주전시의 큐레이터이죠.


김민경 본 전시가 ‘기원, 기억, 패러디’고 전체가 ‘포토그래픽 네러티브’인 거죠?


김가영 네. 처음엔 '사진의 기억'이라고 했다가, 토론을 거쳐서 다시 결정된 것이 'Photograpic narrative'인 거죠.


조관용 ‘기억’보다는 ‘네러티브’가 보다 확장된 전시 개념 같습니다. 사진가들이 사진에 대해서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순수예술 쪽에서 사진을 포토그래픽 네러티브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도 있고. 사진 쪽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을 기회를 제공하고 있어요. 어쨌든 주제가 ‘네러티브’이든 ‘메모리’이든 작가를 통해 규명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주제는 초대 작가들을 중심으로 해서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가영 '기원, 기억, 패러디'에 맞추려고 했던 자체가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주제전의 주제가 무엇이냐에 따라서 비엔날레 주제를 설정한다는 것은… 처음부터 비엔날레의 주제가 기획이 되어서 체계적으로 진행이 된다는 것이 아니라, 계속 유동적으로 바뀌고, 일시적으로 운영위원회의 상황에 따라 작가가 바뀌고 섭외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요. 알레한드로 감독이 워낙 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사진 이론가로도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어떤 담론을 담아내고 이런 것들을 소개하기에는 역량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아직 이 분이 국내에 계시지 않아요. 비엔날레 개막식 날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에요. 그래서 얼마나 준비가 체계적으로 되고 있는지는 확인 할 수 없었습니다.


조관용 감독이 오프닝 당일 날에 온다는 것은 기획보다는 행정 위주로 비엔날레를 운영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사무국이 기획보다는 행사 중심으로 보는… 말하자면 감독은 상징적인 것에 불과해 보입니다. 예산 14억은 적은 것 같지 않습니다. 예산이 적어 작가들의 초대비용을 제대로 지불할 수 없어 미안한 것이 아니라 기획과 운영, 그리고 홍보들이 제대로 되지 않아 미안한 것은 아닌지. 감독이 전시 오픈 당일에 와서 감독을 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가? 엄밀히 이야기하면 그 감독이 이 전시의 감독으로 합당한지에 대해서 검토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류병학 어떤 과정을 거쳐 주전시 큐레이터가 선정된 것인가요?


김가영 네. 선정은 아까 이야기했다시피 추천 순위 순으로 섭외요청이 진행되고, 알레한드로 감독 이전에 다른 감독이 섭외가 됐었는데, 그게 작년 1월인가? 그랬었는데, 다른 더 인지도 있는 비엔날레에서 섭외가 들어오거나 해서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안 하겠다고 한 것 같습니다.


류병학 그럼 사람이 바뀐 거네요?


김가영 네, 그렇죠. 그렇게 바뀌다가 알레한드로 감독이 섭외된 것이고요. 알레한드로 감독은 2010년에 서울 코엑스에서 있었던 서울포토 전시에 한 번 초대가 된 적이 있고, 그렇게 서울과 한 번 인연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 큰 부담 없이 온 것 같아요.


류병학 그럼 알레한드로 큐레이터는 지금까지 대구를 한 번만 방문한 셈인가요?


김가영 네. 그리고 기자회견 하러 온 날, 그 날 계약서를 썼다고.


류병학 그렇다면 알레한드로 큐레이터는 계약서를 쓰러 왔다가 기자회견을 하고 난 그 이후로 아직까지 대구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건가요?


김가영 네. 그리고 사무국 관계자 말로는 전시 준비를 위한 자료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대응이 굉장히 느려서 추진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하셨고요. 그런 부분이 있으니 취재할 때 양해를 구하셨습니다.


임대식 예산이 14억 이에요?


 김가영 네. 국비, 시비 총 14억.

 

조관용 그래도 초창기 때보다는 예산이 증액되었네요.


김가영 네.


류병학 1회 때는 5억이었고 2회 때는 9억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 3회부터 10억이 넘었던 걸로 아는데...


임대식 그럼 시 자체 내에서도 성공적인 비전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김가영 2012년 제4회 때 평이 좀 안 좋아서 거기서 예산이 삭감됐는데, 운영위원장님이 이번에 새로 오시게 되었는데, 그분이 활동하셔서 예산을 더 얻어서 작년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맞출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임대식 그런데 왜 감독제에서 큐레이터제로 바뀐 이유가 있나요? 사실 감독제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있자나요. 감독을 위주로 해서 전시구성, 주제선정 이런 것들이 좀 통일적으로 갈 수가 있는데, 이야기 들어보면 큐레이터가 조직위의 하부구조로 일하는 거라서 큐레이터의 권한 자체도 축소되어 있고, 외부 큐레이터라고 불렀는데 디스플레이도 안 하는 큐레이터가…


조관용 제가 봤을 때는 행정 위주로 운영되는 것 같습니다. 큐레이터들은 조직위원회의 운영에 잘 부합하는… 그것은 비엔날레 중에 가장 최악의 운영체계인 것 같습니다.


김가영 운영위원회가 결정을 하고 있고요, 그 다음에 사무국이 있는데, 실행하는 곳은 사무국이에요.


류병학 올 초 대구사진비엔날레 사무국에 사무국장이 선임된 것으로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슨 연유인지 8월 초경 사무국장이 사퇴했다고 합니다. 따라서 사무국장이 공석이다 보니 여러 문제들이 발생한 것 같아요. 김 기자께서 말씀하셨다시피 비엔날레 사무국은 실무를 담당하는 곳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무’는 비엔날레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실질적으로 실행하는 것을 뜻합니다. 이를테면 전시기획에서부터 작품운송과 작품설치 그리고 안전점검 또한 협찬 및 홍보에 이르기까지 행사의 전반적인 사항들을 검토하고 보완한다고 말이죠. 따라서 사무국장 직은 일종의 ‘프로듀서(producer)’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셈이죠. 그런데 그 사무국장 자리가 공석이니 운영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


조관용 대체적으로 감독의 독단화를 견제하기 위해서 사무국을 강화시키게 됩니다. 하지만 사무국이 강화되어 독단화로 흐르면 전시는 비엔날레의 위상과는 상관없는 또 하나의 전시로 흐르게 됩니다. 운영과 관련된 부분은 전시 분석에서 중요한 요소입니다. 광주비엔날레의 전시도 그러한 관점에서 읽어볼 수 있는 요소를 많이 지니고 있습니다.


김유진 아까 올해는 알레한드로 큐레이터가 와서 사진의 정체성에 대해 비로소 깊은 고민을 한 것 같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알레한드로 큐레이터가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 사진의 정체성을 잘 표현한 것 같은지 저는 잘 모르겠거든요. 어떤 면에서 그렇게 생각하신 것인지요?


김가영 사진이라는 속성을 다 담아내는 전시를 하겠다는 내용인데. 전시의 보도자료에 들어 있는 내용을 봤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사진의 개념을 이렇게도 볼 수 있다고 하는 그런 전시들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고요. 이전의 비엔날레는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주제전에 많이 들어가 있었고, 이것이 한 장르에 편중되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좀 더 다양하게 사진을 구성했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김유진 제 생각에는 별로 고민 안 한 것 같다고 느껴집니다. '기원, 기억, 패러디'라는 주제에 대해 아까 말씀해 주셨는데, '기원'은 사진술의 발명, '기억'은 사진의 기록적인 측면, 즉, 사진의 특징이죠, '패러디'는 예술적 측면으로서의 사진의 또 다른 기능. 이렇게 보면 사진의 대해 쭉 나열하고 있을 뿐, 별로 고민 안 하고 만든 주제인 것 같아요.


김가영 그렇게도 생각 하실 수 있을 것 같네요.


임대식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겠다는 원대한 포부 아래 사진에 대한 정리를 하겠다는…


조관용 그럼 오픈 날 감독이 와서 전시연출을 하는 거예요?


임대식 그 날 오신다고 하자나요.


류병학 이번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전시에 남미쪽 작가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 점은 이번 광주비엔날레와 겹친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은 ‘전쟁 속의 여성들’, ‘이탈리아 현대 사진전’, ‘만월-하늘과 땅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사진비엔날레 특별전들 중에 특히 ‘전쟁 속의 여성들’과 ‘만월-하늘과 땅의 이야기’는 세마비엔날레와 유사한 점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전쟁 속의 여성들’은 여자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쟁이라는 점에서 세마비엔날레의 ‘할머니’와 문맥을 이룰 수 있을 것 같고, ‘만월-하늘과 땅의 이야기’는 아시아와 무속적인 면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세마비엔날레의 아시아 주목과 ‘귀신’과 문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산비엔날레, 세상 속에 거주하기


류병학 자, 그럼 이제 9월 20일 개막 예정인 부산비엔날레를 취재하신 신미선 기자의 취재 총평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미선 저는 8월 7일 부산비엔날레 전 관계자 한 분을 만나고, 8월 11일 권달술 운영위원장 직무대행, 이정형 사무국장님, 박민희 전시팀장님, 최봉재 홍보팀장님, 김지윤 홍보팀원 총 5분과 함께 인터뷰를 나눴습니다. 이슈화 되었듯이 전시감독은 프랑스인 올리비에 케플렝 감독으로 '세상 속에 거주하기'라는 주제를 통해 오늘날의 불안정한 세계 속에서 예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안한다고 해요. 케플렝 감독은 프랑스에서 행정문화경영가로 20여 년간 활동했기 때문에 올해 부산비엔날레 감독으로서 기획에 대한 자질이 있느냐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요.


그에 앞서 전시감독 선정 문제에 대해 여쭤봤더니 간략하게 부산비엔날레 조직도에 대해 설명을 해 주셨어요. 총회가 있고, 임원회가 있고 그 밑에 운영위원회가 있으며 마지막으로 사무국이 있죠. 전시감독 선정에 대한 마지막 결정 권한은 조직위원장이 가지고 있어요. 즉, 조직위원장은 부산광역시장인데 예술에 대해서는 전문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죠. 따라서 조직위원장이 임명한 운영위원장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어왔던 것 같아요.


 참고로 오광수 전 운영위원장은 2000년도에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진행하면서 본전시는 커미셔너제를 했더라고요. 그때의 사고방식을 가지고 2014 부산비엔날레를 생각 했던 것 같아요. 부산비엔날레 전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2014 부산비엔날레는 동서양의 조화를 이루는 전시를 한 번 해보자라는 생각을 본인 스스로가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공동 감독제라는 말이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한편으로는 거대한 국제행사를 국제행사 경험이 없는 국내 전시감독에게 맡기기에는 불안했기에 그래서 공동 감독제를 제안했는데, 절차상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이죠. 왜냐하면 선정을 할 때 전시감독선정위원회가 있고, 선정위원회가 가지고 있는 인력 데이터 풀 인원이 너무 많은 관계로 추천위원회에서 추천받은 사람을 했는데, 거기서 공동감독제는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라고 대부분 반대를 한 거죠. 그렇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운영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전시감독 선정에 대해 진행한 것이라고 보여졌겠죠?


류병학 이미 언론에서 보도되었다시피 작년 10월 열린 부산비엔날레 감독선정위에서 투표한 결과 부산출신 기획자인 김성연 씨가 5표를 그리고 프랑스 미술 평론가 올리비에 캐플랑 씨가 3표를 마지막으로 김모 씨가 1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부산비엔날레 운영위원장은 1인 감독제가 아닌 공동감독제를 추진했습니다. 문제는 부산비엔날레 측이 후보자들에게 기획안을 요청했을 당시 공동감독제가 아닌 1인 감독제 기획안을 요청했다는 점입니다. 이런 점에서 "전시 감독 선정의 잘못을 지금이라고 되돌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비엔날레 측은 우선 2위 득표자에게 공동감독제를 수락하겠는지 물었습니다. 상식적으로 1인 감독제에서 공동감독제를 제안하려면, 부산비엔날레 측은 2위가 아닌 1위 득표자에게 먼저 공동감독제 여부를 물었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1위 득표자가 공동감독제를 거부한다면, 부산비엔날레 측은 공동감독제를 포기했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부산비엔날레 측은 2위 득표자가 공동감독제를 수락했다는 점을 들어, 그 이후 최다득표를 한 1위 득표자에게 2위 득표자와의 공동감독제를 제안했습니다. 1위 득표자가 이를 거부하자 다시 3위 득표자에게 2위 득표자와의 공동감독직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3위 득표자까지 거부하자 주최 측은 2위 후보를 전시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여러분, 부산비엔날레 주최 측의 결과를 이해하시겠습니까?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만약 운영위원장이 원했던 것이 공동감독제였다면, 1위와 3위 득표자가 공동감독제를 거부했을 때 결국 공동감독제는 물 건너간 상황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1인 감독제로 복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주최 측은 2위 후보가 아닌 1위 후보를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이 상식일 것입니다. 아닌가요? 신 기자께서 감독선정 관련하여 절차상의 문제를 언급하셨기에 제가 첨가해 보았습니다. 자, 그럼 2014 부산비엔날레로 돌아가 보죠.


신미선 2014 부산비엔날레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본전시 구성은 총 7가지 섹션으로 나눠서 진행이 됩니다.


조관용 초대작가는 총 몇 명인데요?


신미선 본전시가 열리는 부산시립미술관에서는 77명의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가 이뤄진다고 해요. 본전시와 함께 개최되는 특별전인 '비엔날레 아카이브展'과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을 합치면 총 30개국에서 160여명(팀)의 작가들이 참여한다고 보면 됩니다. 특별전은 이건수 큐레이터가 기획하였으며,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은 아시아 주요 도시에서 개최되는 국제전시(비엔날레, 트리엔날레)로부터 추천받은 서준호(한국), 하나다 신이치(일본), 리우 춘펑(중국), 조린 로(싱가폴) 등 4명의 젊은 큐레이터들이 기획하는 전시로 이뤄져요.


'세상 속에 거주하기'를 주제로 한 본전시에는 추상/운동, 우주, 건축적 공간, 정체성, 동물성, 역사/사회, 자연/경관 등 총 7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현대성과 함께 다가올 미래를 지각할 수 있게 해줄 증거가 되는 작품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해요. 케플렝 감독이 프랑스에 있는 관계로 '주제와 관련해서 작가와 작품 선정은 어떻게 연관되어 기획되었느냐'고 서면인터뷰로 질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제에 대한 7가지 섹션을 그대로 답변해 해주었어요. 이 짧은 답변만을 가지고는 케플렝 감독이 어떤 기획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어려웠어요. 이번 전시감독 선정과정과 관련하여 '자국출신의 전시 감독과 국외 출신의 전시 감독에 따라 기획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물어봤더니 '전시기획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전문성과 인간성이다'라고 답변을 했고요.


류병학 '전시기획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전문성과 인간성이다.' 그 말을 들으니 부산문화연대가 케플랑한테 ‘총감독 선정문제’에 관한 메일을 보낸 것이 생각나는군요. 혹 그 내용에 대해서도 취재를 하셨나요?


신미선 초창기 부산문화연대 측에서 케플렝 감독에게 부산문화연대가 생기게 된 이유와 전시감독 선정과정에 문제가 있는데 혹시 알고 있는지에 대한 메일을 전송하였으나 답장은 따로 받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무국 측에서도 케플렝 감독이 메일을 받았다고는 했지만 메일에 대한 답장은 따로 하지 않았다고 해요. 케플렝 감독 스스로 “예술은 세계에 거주하기 위한 윤리적이고 미적인 문제이다”, “전시기획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전문성과 인간성이다”. 여기서 과연 윤리적인 것과 인간성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지 의문스러워요. 부산비엔날레의 전시감독 선정 과정을 보면서 문화정책적으로 모순이 있는 것 같아요. 그것을 보완하기 위해서 올해 제도개선위원회가 결성 되었는데 이게 올 해 말까지더라고요. 과연 올해 안에 제도개선위원회가 제대로 발휘될 수 있을지… 그래서 본전시 보다 특별전이 더 기대가 됩니다. 특별전 중에서도 아시아 큐레이터가 하는 전시.


류병학 그렇다면 특별전에 대해 좀 더 언급해 주시겠어요?


신미선 전시감독 선정과정을 알아보면서 특별전 큐레이터는 어떻게 선정되는지 궁금해졌어요. '비엔날레 아카이브展'은 전 월간미술 편집장이었던 이건수 씨가 담당해요. 이건수 큐레이터는 오광수 전 운영위원장이 특별전으로 한국 작가들의 비엔날레 진출 역사를 재조명하는 전시를 2014 부산비엔날레에서 기획하면 어떨까 의견을 내었고, 이건수 큐레이터가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선정하게 되었다고 해요. 이번 전시는 한국현대미술의 비엔날레 진출사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구성하기 때문에 진열 방식의 올드한 전시가 되지 않을까 우려 됩니다.


나머지 특별전인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은 총 4명의 아시아 큐레이터들로 이뤄집니다. 2010 부산비엔날레부터 아시아비엔날레 대표자 회의를 계기로 올해 부산비엔날레에는 해양 도시에 적합한 새로운 예술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요코하마 트리엔날레, 상하이 비엔날레, 싱가폴 비엔날레를 대표하는 젊은 큐레이터들이 기획해서 전시를 진행하게 돼요. 특이할만한 점은 부산시립미술관과 부산문화회관 외에 고려제강 수영공장이라는 새로운 전시장소에서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이 열리게 된다는 겁니다. 젊은 큐레이터들과 창고로 쓰이던 공장을 개조한 새로운 전시장소이기에 조금 더 재미난 요소들이 전시에 포함되지 않을까 생각돼요. 그래서인지 '아시안 큐레토리얼展'은 부산비엔날레가 처음 지녔던 실험성, 청년성 등을 이어 나간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면 돼요.


조관용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전시는 운영과 기획과의 관계를 잘 볼 수 있는 좋은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 선정과 감독의 기획력, 운영 체계, 비엔날레의 정체성, 부산미술의 정체성과 발전성, 그리고 특별전에 대한 운영 체계에 대해… 이번 전시는 본 전시는 운영 문제에 문제를 야기하고 있는데, 특별전은 왜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본 전시는 온 열정을 다해 기획 구성을 하는데 반해 특별전은 중요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특별전도 부산비엔날레의 일부이며, 비엔날레의 위상을 정립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대식 처음 광주비엔날레가 오픈을 했었을 때 그 다음 해인가 청도비엔날레가 시작을 했는데, 그 때 청도비엔날레 롤모델이 광주비엔날레였어요. 반대의 롤모델이죠. '우리는 저렇게 하지 말자.' 그래서 외국의 큐레이터나 외국 작가 전혀 없고 모든 사람들을 자국의 미술 관계자 위주로 최소의 예산으로 진행을 했는데. 어떻게 보면 그것이 성공했다/실패했다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나라에서 생기는 비엔날레가 그 나라 미술 발전의 지표가 되지 않고, 그리고 그 지표가 되는 것보다 거기 어떤 또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그런 파워를 자생적으로 만들어 주지 않는 게 문제인 것 같습니다. 외부의 감독과 작가들을 계속 불러들이고 또 불러들이는 것으로 인해서 어떤 정치적인 효과가 발휘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부분들이 계속 파행으로 치닫게 되면서 이번 부산비엔날레의 총체적인 문제가 되어왔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미술 자체의 자생력을 가지고 독자적인 비엔날레들이 만들어질 수 있으면 하는 바램도 좀 들고. 그렇게 되었을 때 미술인들이 중심이 되어서 만들어지는. 그것이 예산이 정말 적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작게라도 시작이 되서 실질적으로 예산이 확보되고 아니면 기업 예산으로 하든 다른 나라의 후원을 받아서라도 자생력이 있는…그런 비엔날레들이 만들어질 때가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우리가 한 번 쯤은 문제점을 집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론까지는 아니지만 대중한테 물어볼 수 있으면…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꿈이에요.


김민경 주제가 복잡하게 느껴져서 저는 사실 들기만 해서는 잘 이해가 안 가는데요. 실제로 취재하시면서 뭔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그런 명확한 느낌을 받으셨나요?


신미선 그런데 솔직히 느낌이 확 와 닿지는 않았어요. 너무 추상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조관용 광주랑 정반대인 것 같아요. 광주는 '태워라', 부산은 '거주해라'.


신미선 네. 7가지의 전시구성만 봐서는 어떤 전시인지 가늠이 안 되더라고요.


류병학 본전시 큐레이터는 어떻게 선정된 것인가요?


신미선 사무국 관계자 분께 본전시 큐레이터가 어떻게 선정된 것인지에 대해 물어봤더니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김수현 큐레이터는 올리비에 케플렝 전시감독이 지정하였다고 해요.


임대식 이번에는 홍보에 많은 신경을 쓰시는 것 같습니다…


신미선 최봉재 홍보팀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현대미술이 시민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점으로 시작해서 홍보를 진행하신다고 하셨어요. 전시기간 동안에는 학술행사, 국제교류행사, 시민참여행사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펼쳐진다고 해요. 세부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는 개방형, 참여형 예술교육의 새로운 형태로 대화프로그램, 초대프로그램, 학생프로그램, 교육자료개발 등으로 이뤄지고요. 이외에도 특히 올 해는 해외 홍보에 집중한다고 하셨지만 세부적인 해외홍보에 대해서는 말씀해 주시지 않았어요.


임대식 이번에 홍보를 위해 외부인사를 고용한다고 했는데, 그런 건 없어요? 확실하지는 않지만 제가 들은 이야기가 있어서... 홍보팀이 따로 구성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아서요...


류병학 그 부분에 관해서는 신 기자께서 차후 알아보시면 좋겠네요. 자, 그럼 신 기자가 취재를 하면서 느끼신 부산비엔날레의 풍경은 어떤가요?


신미선 본전시 같은 경우는 보여주기 식의 전시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요. 유명한 해외 작가를 초대한다고 하니 (일반감상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 관람객들이 오긴 하겠지만 호평에 따르는 혹평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류병학 개인적으로 이번 부산비엔날레 감독 선정이 매우 아쉽습니다. 만약 조직위원장이 부산출신 독립큐레이터를 감독으로 선정했다면, 부산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와 차별을 두게 되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20년이 된 광주비엔날레는 여전히 광주출신 큐레이터를 광주비엔날레 감독으로 배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원장인 시장은 부산출신을 감독으로 배출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될 수 있을테고, 마찬가지로 새로 부임한 운영위원장 역시 부산지역미술계를 위해 공을 세운 미술인으로 추앙받게 되었을 것입니다.


뒷말, 대한민국 비엔날레에 바란다.


류병학 지금까지 올해 9월 줄줄이 사탕처럼 개최될 예정인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 취재에 대한 논의를 간략하게나마 해 보았습니다. 구체적인 취재 내용은 각 담당 취재기자의 기사를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제 4대 비엔날레에 대한 총평을 해야 할 것 같네요. 우선 4대 비엔날레 예산안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 이번 광주비엔날레 예산은 총87억이고, 부산미엔날레 경우는 42억, 세마비엔날레는 15억 9천만원,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4억원 정도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여타의 비엔날레와 달리 기간이 짧죠?


김가영 한 달 하고 일주일 정도요. 38일간.


류병학 광주나 부산 그리고 서울 경우는 3개월이 넘는 반면, 대구사진비엔날레만 유독 전시기간이 짧은 이유는 무엇이죠? 예산상으로 보자면 세마비엔날레와 큰 차이가 나지 않거든요.


조관용 대구만 왜 전시장을 대관해서 전시를 하는지?


류병학 대구사진비엔날레 주전시장인 문화예술회관에 대관료를 내나요?


김가영 문화예술회관은 안 내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류병학 그렇다면 특별전 전시장소인 대구예술발전소나 봉산문화화관은 대구시와 구소유이니 대관료는 없을텐데...


조관용 그럼 대구비엔날레도 다른 비엔날레와 조건이 동일하네요. 그럼 그 부분은 분석의 지표에서 중요하니까 기사를 쓰실 데 참고하세요.


류병학 여러분께서 4대 비엔날레에 대해 논의하면서 운영시스템에 대해 우려스러운 말들을 많이 하셨습니다. 광주비엔날레 경우는 비엔날레 창설 20돌을 맞아 광주 5·18 정신을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로 특별전을 마련했습니다. 그런데 특별전에 출품한 '세월오월'이 전시 유보로 결국 이용우 광주비엔날레재단대표가 사퇴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9월 5일 개막까지는 일을 보겠다고 했지만 적잖은 진통이 예상됩니다. 마찬가지로 부산비엔날레 경우도 오광수 운영위원장이 사퇴하고 권달순 부위원장 체제로 사무국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구사진비엔날레 박정구 사무국장 사퇴한 것처럼 15년의 경력을 가지고 있는 부산비엔날레 이상섭 사무국장도 사퇴하였지요. 물론 부산비엔날레 사무국장직은 대구사진비엔날레와 달리 공석이 아니라 새로 사무국장이 들어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신임 사무국장과 사무국 직원들 사이에 커뮤니케이션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신미선 이정형 사무국장님과 이야기를 했을 때 질문에 대한 대답도 짧으시고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전문적인 의견을 따로 들을 수는 없었어요. 반면에 나머지 사무국 직원 분들은 경력이 오래되셔서 그만큼 부산비엔날레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느꼈어요.


류병학 세마비엔날레 경우는 ‘서울시’가 아닌 ‘세마’, 즉 ‘서울시립미술관’ 비엔날레가 된 것인데, 그렇다면 모든 사항을 서울시립미술관이 관여하는 것인가요?


김유진 서울시립미술관 전시과 밑에 비엔날레팀이 따로 있고, 학예사 한 명이 중간에서 조율을 하는 것 같고, 예술감독 밑에 전시팀장, 홍보팀장 이렇게…


조관용 보도자료 구성 체계를 보니까 큐레이터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소속이고 코디네이터 및 스텝 팀장들은 외부에서 선발한 것 같습니다.


김유진 정확하게 답변 주신 내용으로 말씀드리면, "비엔날레 팀은 예술감독 한 명, 전시팀장 한 명, 홍보팀장 한 명, 코디네이터 네 명 등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비엔날레 팀은 전시과 소속이며, 비엔날레 업무를 담당하는 학예연구사가 한 명 있습니다."


조관용 미술관 소속 큐레이터가 전시 팀장과 코디네이터들의 행정 지원을 해주는 것 같아요.


류병학 그렇다면 세마비엔날레 예산 편성은 어떻게 이루어지는 것이죠?


김유진 예산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받아서 미디어시티서울에 분담하는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니고 미디어시티서울로 배당된 예산이 15억 9000만원이래요. 서울시에서 나오는 예산이고요.


류병학 그렇다면 말이 직영이지 사실 대행이 아닌가요?


김유진 민간위탁운영체제였을 때도 사실 서울시립미술관 이름으로 돈을 받는데, 서울시립미술관이 돈을 받아서 대행업체에 주고 운영을 시키는 거죠. 그런데 직영체제에서는 대행업체에 사업비를 주지 않고 전시과 밑에 비엔날레 팀을 만들고, 사업비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관리하는 것이죠.


류병학 그런데 서울시립미술관 경우는 자체적인 기획들이 있는데, 세마비엔날레가 그 기획안들에 들어가는 셈인데, 그렇다면 서울시립미술관의 방향이 어떻게 되는 것이죠?


김유진 앞으로 방향에 대해서는 생각 중이라고 그런 이야기는 안 하셨어요.


류병학 우리가 지금까지 논의하면서 대한민국 비엔날레 운영시스템에 우려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고 봅니다. 광주비엔날레는 최근 벌어진 특별전 논란으로 광주비엔날레재단의 문제점이 하나 둘씩 언론을 통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부산비엔날레 경우도 지난 총감독 선정 논란으로 운영위원회의 문제점을 드러냈습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 경우는 여전히 운영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세마비엔날레로 전환되면서 운영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할 상황인 것 같습니다. 비엔날레가 국민의 세금으로 개최되는 블록버스터 행사라는 점에서 무엇보다 제대로 작동되는 운영시스템 구축이 요원합니다.


국내 언론은 국내 비엔날레가 폐막하면 제일 먼저 방문객 숫자를 헤아립니다. 왜냐하면 방문객 숫자가 수익과 연결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한민국 어느 비엔날레도 지출에 비해 수익이 높은 결과는 받아보지 못했습니다. 물론 세마비엔날레 경우는 광주비엔날레나 대구사진비엔날레 그리고 부산비엔날레와 달리 입장료가 무료이지만요. 특히 입장료가 무료일 경우 무엇보다 관객에게 방점을 찍어야 할 것입니다. 한 마디로 ‘국민의 세금을 국민에게 문화예술 복지로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말이죠.


대한민국은 같은 해 같은 달에 각 지역에서 비엔날레를 개최합니다. 따라서 올해 9월은 각 지역마다 미술을 통한 각축전을 벌이게 되는 셈이죠. 하지만 각 지역마다 미술의 여러 장르들 중에 각각 다른 ‘무기’를 선택하여 ‘전쟁’에 임했던 것을 올해 유독 변별성이 적은 전쟁을 치루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 점도 각 지역 비엔날레가 깊이 있는 고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개인의 독단이나, 사리사욕, 지역 이기주의 등의 폐단이 사라진 건강한 비엔날레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미술계가 ‘비엔날레 천국’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자 한다면, 좀 더 구체적인 청사진을 마련하여 시민과 국민 그리고 더 나아가 국제미술계에 사랑받을 수 있는 행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미술과 담론 채널>은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의 발자취를 연재로 다루었습니다. 왜냐하면 과거를 알아야 미래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웹진 <미술과 담론> 가을호는 올해 9월에 개최되는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를 특집으로 다룹니다. 물론 이번 가을호는 4대 비엔날레가 개최되기 전에 취재한 것이기 때문에, 4대 비엔날레에 대한 심층적인 보도는 올 겨울호에서 다루고자 합니다. 오늘 웹진 <미술과 담론> 라운드테이블은 여기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장시간 감사합니다.


* 웹진 <미술과 담론>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네오룩의 후원으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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