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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드테이블 1부_대한민국은 비엔날레 천국!

일 시 : 2014년 8월 3일(일) 오후 14:00 - 17:00
장 소 : 서울시 서대문구 아현동 웹진 <미술과 담론> 사무실
참석자 : 웹진 <미술과 담론> 조관용 편집장 임대식 수석기자 임민영 기자
김가영 기자 김민경 기자 김유진 기자 신미선 기자
사회자 : <미술과 담론 채널> 류병학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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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병학 올해 9월 대한민국 지자체들은 비엔날레를 줄줄이 개최합니다. 9월2일 개막하는 SeMA 비엔날레(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시작으로 9월5일 광주비엔날레, 9월12일 대구사진비엔날레, 9월20일 부산비엔날레가 개막될 예정입니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대한민국처럼 4개의 비엔날레를 같은 해 같은 달에 개최되는 나라는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처럼 10여개의 비엔날레를 개최하는 나라는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입니다. 올해 11월 개막 예정인 대전프로젝트를 포함하여 올해는 5개의 비엔날레가 개최되고, 내년에는 6개의 비엔날레가 개최될 예정입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와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그리고 작년에 개최되었던 평창비엔날레가 그것입니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은 '비엔날레 천국'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미술과 담론 채널은 지난 3월 <아트 서바이블!>이라는 타이틀로 광주와 부산 그리고 서울과 대구 등지의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 역사를 되돌아보는 연재를 시작하였습니다. 지난 3월 20일부터 김유진 기자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연재했고, 3월 22일부터 김민경 기자는 <광주비엔날레>를 신미선 기자는 <부산비엔날레>를 각각 연재하여 지난 7월 중순 마감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사진비엔날레 경우는 3월 24일부터 연재하기로 했던 기자가 포기를 선언하는 바람에, <모바일 아트>를 연재했던 김가영 기자께서 8월 한달간 <대구사진비엔날레>를 연재할 예정입니다. 자, 우선 1995년 시작된 광주비엔날레부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광주비엔날레 연재를 담당하셨던 김민경 기자의 총평을 먼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광주비엔날레가 원하는 관객층, 타켓이 누구인가?”

김민경 비엔날레 자체가 특별히 전시기획도 중요하지만 홍보나 관광이나 사람들을 모으는 그런 자본주의 속성과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 있고, 광주비엔날레도 처음에 대의명분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초창기 1, 2, 3회까지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듯합니다. 일단 광주비엔날레는 최근 아트넷에서 선정한 세계 5대 비엔날레 안에 선정된 만큼 국제적 인지도를 갖고 있으며, 전반적인 기틀이 마련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광주비엔날레는 현재 기획자나 재단측에서 부담감을 덜고 시작할 수 있는 거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주비엔날레가 아직도 분명한 색채를 드러낸다고 말하기 어려운데, 이는 비엔날레가 대규모 행사성 전시인 것도 한 원인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엔날레 자체가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여 이 많은 작가들을 수용을 하기엔 사실 작품이 다 맞아떨어지기가 힘든 게 사실입니다. 어떤 경우는 맞기도 하고, 어떤 경우는 끼워넣기도 하고. 그런 과정에서 미술관계자들이 보았을 때 허술하다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는 거라 생각합니다. 베니스 비엔날레도 시작된 후 침체기를 겪으며 하랄드 제만이 총감독을 맡아 변혁을 시도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데요, 그 중 기사를 쓰면서 자문하며 읽는 분들에게 질문을 드리고 싶었던 것은 광주비엔날레가 원하는 관객층, 타켓이 누구인가라는 점이었습니다. 행사의 주제나 방향 역시 이 부분과 긴밀하게 연결될 수밖에 없겠지요. 현재 국제예술계를 타켓으로 나가고 있는데 이는 또 국제 미술계 관련자들인지 아니면 일반인들인지도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예전에 총감독을 맡았던 어느 분이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위, 그러니까 재단 쪽에서 원하는 것이 많고, 그것을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합니다. 위쪽에서는 사람 끌어 모으기에 관심이 있으니까 그런 것에 자꾸 휩쓸리다 보면, 지금까지 10회를 오면서 기획이나 타켓 등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류병학 그럼 김민경 기자의 총평에 관한 조관용 편집장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조관용 그럼 광주 비엔날레의 전시들은 기획의 일관성보다는 전체적으로 홍보나 관광 또는 마케팅에 치중했다고 볼 수 있나요?

김민경 개별적 기획 자체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은 아니고 말씀하신 것처럼 일관되게 무엇을 지향하는 광주비엔날레인지를 읽기 어려웠다는 의미였습니다.
조관용 광주비엔날레의 전시들이 기획의 일관성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에는 저도 동감합니다. 광주비엔날레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들의 경우 외국 작가들을 초대할 때 일부 국가에 심하게 편중되어 있는 경향을 볼 수 있습니다. 베니스 비엔날레의 경우 일부 국가에 편중되지 않고 전 세계의 작가들이 모여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장이 됩니다. 광주비엔날레의 취재는 이런 부분에 초점을 맞춰 주제 및 홍보, 마켓팅과 스폰 관계에 대해 맞춰 접근하시면 어떠하실지요.

류병학 올 9월 비엔날레 취재시 기자들께서 전시기획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홍보, 마케팅과 스폰까지도 고려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임대식 수석기자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 김기자의 연재도 읽어보셨을 것이고, 총평도 들어보셨는데..
임대식 연재를 자세히 읽어 보진 못했는데, 광주는 직접 가서 보고 느낀 것들이 있어서 말씀을 드리자면, 취재는 다양한 포커스들이 있고 어떤 내용을 가지고 감독을 만나고, 전체적인 그 행사를 바라보느냐가 중요할 듯합니다. 우선 제일 먼저 느끼는 것은 과연 그 비엔날레를 통해서 미술계의 어떤 움직임이 발생이 되고, 그리고 세계미술계나 국내 미술계든, 어떤 새로운 작가들의 움직임, 아니면 미술계의 기반들, 예를 들어, 구체적으로 미술시장이라던가 비평가라던가 이런 사람들에게 어떠한 영향력들을 끼치고 있고, 2년 동안 어떠한 변화들이 생기고, 그래서 그것들이 또다시 비엔날레에 반영이 되고 있는지. 이런 것들에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하는 점이 저는 중요하게 바라보아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획의 흐름들을 봤을 때, 이번에는 왜 이런 주제가 만들어졌는지 그 주제 연관성이 그 전 비엔날레하고 어떤 상관관계가 있었는지, 이런 부분들의 맥락이 좀 짚어져야 될 듯합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의 대표 비엔날레라고 할 수 있는 광주 비엔날레의 위상이라든가 국제적인 위치라던가 이런 것들이 정리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좀 듭니다.
재작년 같은 경우를 봤을 때, 영상작품 일색이어서 예를 들면, 그냥 둘러 볼 거면 30분이면 충분하고 제대로 보자면 4시간이라도 시간이 모자를 수 있을 것 같은… 과연 감상이라는 미술의 중요한 포인트가 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고, 그 비엔날레에 미술이 가져야할 흔들리지 말아야할 그런 맥락들이 얼마만큼 반영되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습니다. 어떤 것들이 정말 우리가 미술을 통해서 느끼고 감상해야 되는 것이냐도 비엔날레에서 제시해 주었으면 합니다. 미술의 진정한 기능이 사라지고 기획자의 의도만이 반영되었을 때, 어떤 면에서는 답답하지 않았나 생각도 들고, 또 비엔날레가 관객들에게 줄 수 있는 어떤 형식적인 부분도 갖추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제 개인적으로는 그런 포인트들이 취재에 반영되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게 됩니다.

류병학 올 9월 비엔날레 취재시 기자들께서 고려해야할 점들이라고 생각됩니다. 자, 그럼 이번에는 다른 비엔날레들을 연재하셨던 기자들의 생각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김가영 기자부터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가영 제가 대구사진비엔날레를 맡고 리서치를 해보았는데, 예술경영지원센터의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광주비엔날레가 한국의 비엔날레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성과가 있었다고 얘기를 하는데… 일단은 제일 먼저 시작한 비엔날레이기 때문에 다른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다른 비엔날레들이 광주비엔날레를 모태로 시작하게 되는데, 과연 어떤 광주비엔날레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하고 나서 진행되는지, 단순히 베끼기 식으로 가고 있는 건지에 대한 부분들을 생각하고 있지 않고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다른 비엔날레들이 광주비엔날레를 모태로 해서 벤치마킹을 하는 요소들이 어떤 것이 잘되고 어떤 것이 못 되었는지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상황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고요. 좋았던 점은 우리나라의 미술계가 광주비엔날레라는 계기를 통해서 세계적으로 성장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류병학 이번에는 신미선 기자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신미선 여전히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가 비교되고 있는 점이 존재 하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부산이 제일 처음으로 비엔날레라는 명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부산이 먼저 비엔날레를 시작한 것 같지만, 공식적인 것은 어쨌든 광주비엔날레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적했던 기획의 일관성 부재라든지 홍보마케팅 같은 경우도 광주뿐만 아니라 부산도 안고 있는 문제이며, 나아가 주도가 누가 되어야 하는가 등을 기점으로 글을 쓰셨더라고요. 그런 관점은 부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점에 있어서는 잘 짚어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류병학 자 그럼 지난 20년간의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연재하신 김민경 기자께서 지적하신 ‘타킷’에 대해 좀 더 논의해 보았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비엔날레는 한결같이 '국제'를 표방합니다. 하지만 전시 자체만 보자면 '국제용'일 수 있겠지만, 관람객을 보면 '국내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나 카셀도큐멘타 등 해외의 국제전을 보면 문자 그대로 국제적인 작가들의 각축장으로 방문객도 국제적입니다. 이를테면 해외 비엔날레의 방문객은 우선 국제 미술계 관계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나머지는 일반 미술 애호가들로 이루어 진다고 말이죠. 그러나 국내 비엔날레들을 방문하는 관람객을 보면 미술계 관계자보다 불특정다수, 즉 일반인들이 주류를 이룬다는 점입니다. 심하게 말하자면 유치원생부터 중/고등학생에 이르는 단체들의 주류를 이룬다고 말할 수도 있겠죠. 따라서 국내 비엔날레는 타킷 설정부터 다시 고려해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구체적인 타킷을 설정하면 그만큼 전시기획도 구체적이 될 수 있을 테니까요. 김기자는 연재 초기 광주비엔날레 창설문을 인용하면서 광주비엔날레 정체성을 형성하는 키워드를 3가지로 들었습니다. '광주의 민주적 시민정신'과 '세계화의 일원' 그리고 '동서양의 평등과 태평양시대 문화공동체'가 그것입니다. 김
기자, 광주비엔날레가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지금까지 꾸준히 지켜왔다고 봅니까?

김민경 꾸준히 지켜졌다고 말하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아예 무시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창설문에서 내세운 세계화, 광주정신, 아시아성이 한해 한해 다르게 적용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2012년의 경우는 아시아성을 강조를 하려는 의도를 담겨 있는 듯 했으나 그것이 성공적으로 드러났다고 평가받지는 못했습니다. 올해 같은 경우는 직접적으로 제목 자체에서부터 광주정신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예전에도 광주비엔날레는 광주정신을 늘 의식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광주정신을 굳이 빼기가 불편하여 비엔날레의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작품이 전시되었다고 비판을 받은 적도 있지요. 그만큼 구현하기 어렵고 어떻게 드러내야 할지 몰라 늘 고심하고 있는 듯합니다. 그 중 세계화는 지난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외국인 총감독을 선임하면서 감독의 활동영역이나 해외작가군의 비율로 실현된 듯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외국인이 총감독을 맡으며 추진되는 세계화의 방향도 한번 점검해 봐야 한다고 생각이 듭니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몇 년간 블록버스터형 전시의 느낌이 강한 듯합니다. 아시아의 작은 국가 한국에 국제적 인지도 있는 감독과 그가 선택한 작가들로 구성되는 것이지요. 그러한 형식에 대한 장단점은 분명 존재합니다. 해외
잡지 등에서 관심을 보이기도 하고 블록버스터 전시가 한국에서 유행하면서 아직도 관객몰 이에 성공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도 하지요.

류병학 그런데 이런 의문이 들어요. 말씀하신대로 국내 비엔날레들은 외국의 유명한 큐레이터들을 총감독으로 영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문객은 여전히 '국내용'이란 점입니다. 그렇다면 외국 유명 큐레이터 영입이 '국제성'을 표방한다는 말은 전시/관람이라는 두 축으로 보자면 반쪽에만 해당하는 셈이지요. 그런 점에서 아트넷에서 발표했던 세계 5대 비엔날레에 광주비엔날레가 속해있다는 것이 의아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저는 적어도 광주비엔날레가 '국제전'이라면 전시는 물론 관람객 역시 국제 수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나가면서 말씀드렸다시피 베니스비엔날레나 카셀도큐멘타 방문객처럼 말이죠. 왜 국내 비엔날레 관객층은 '국내용'으로 머무는 것일까요?

김민경 총감독을 맡은 기획자나 큐레이터 등은 광주뿐 아니라 이미 유럽이나 미국 등지에서 중요한 전시나 행사들을 기획한 바 있고 이들이 보여주는 작품들 역시 서구에서 이미 소개된 작품들이 많습니다. 그러하기에 이들을 선택한다고 해서 소위 세계의 미술인들을 아시아의 국가 한국으로 끌어당길 큰 미끼는 되지 못하지 않나 싶습니다.

조관용 제가 생각하기엔 광주비엔날레는 20년 동안 10회의 전시를 개최하였습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그걸 두 번이나 맞이하면서 광주비엔날레는 자신만의 어떤 차별성을 지니고 있는가? 주제나 기획의 일관성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것인가? 일관성은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이러한 부분이 중요한 초점이라고 봅니다. 광주비엔날레는 국제 현대미술의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는 질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광주비
엔날레는 10회의 전시를 일람해보았을 때 광주비엔날레의 개최를 통해 정확히 일관성 있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2008년도부터 광주 비엔날레는 외국기획자들을 초빙해 국제적인 비엔날레로서의 도약하고자 하였지만, 그 기획자들이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고자 하는 원래의 의도와 잘 부합하고 있는지는 의문스럽습니다. 이러한 부분이 광주비엔날레만의 차별성을 잘 드러낼 수 있다고 봅니다.

류병학 다른 의견 없으십니까? 광주비엔날레에 대해 광주만의 차별성을 말씀하셨는데, 그렇다면 부산은 또 부산만의 차별성을 요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벌어질 것 같네요. 그럼 부산비엔날레 연재를 맡았던 신미선 기자가 먼저 총평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부산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와 어떤 차이가 있는가?

신미선 일단 부산은 지금 이슈가 많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전시감독의 선정문제서부터 200인 보이콧, 그리고 오랫동안 일해 왔던 이상섭 사무국장의 돌연 사표 등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이 생겨 이슈가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일단 부산비엔날레라고 하면 세 가지 구성의 통합에 의해서 이뤄진 통합미술제라는 점이 광주비엔날레와 차별화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격을 달리하는 세 개의 행사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비엔날레라는 명칭을 가장 먼저 사용을 한 것은 부산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 이유는 부산청년비엔날레가 1981년부터 시작되어 왔고 그 다음이 바다미술제 마지막으로 부산조각심포지움이 연달아서 시작이 되었는데, 이 세 가지의 미술행사가 합쳐져서 부산비엔날레가 탄생하게 됩니다. 광주와 제일 차별화 되는 점은 '통합미술제'라는 점과 그리고 부산 미술인들이 각자의 쌈짓돈으로 부산청년비엔날레를 개최한 '자생성', 한편으로는 '지역독립성', 그리고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점을 보면 나름의 '실험성'을 들 수가 있어요.

그러나 그 이후에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이 세 가지가 통합되어 이루어진 통합미술제가 어떻게 보면 차별화라고 이야기 하였는데, 현재로서는 부산청년비엔날레의 전신이 되는 '현대미술전'이 유지가 되고 있고, '바다미술제'는 이제 비엔날레와 독립적(개별적)으로 홀수 해에 진행이 되고 있어요. 그리고 부산조각심포지움은 '부산조각프로젝트라'는 명칭으로 바뀌게 되어 유지되어 오던 중 조각프로젝트가 없어지게 되지요. 이 시점이 2010년이 되는데, 그 속내는 구조적으로 문제점이 있었기 때문에 부산조각프로젝트가 부재가 생기고 바다미술제가 독립 개최된다고 보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따지고 보면 "광주비엔날레와 어떤 차별성을 두고 있느냐"가 제일 처음 부산비엔날레 연재를 시작할 때의 의문점이었어요. 일단은 부산이라고 하면 축제가 많은 도시이기도 하고, 해양문화도시로서 문화마케팅의 좋은 요건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 중에서도 앞 전에 말했듯이 부산이라고 하면 장소적인 특징으로는 광주보다 조금 더 유리한 위치에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해양문화도시, 바다와 근접해있기 때문에 해양이라는 점을 들어서 조금 더 색다르게 전시를 진행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그 대표적인 하나가 바다미술
제였다고 생각이 드는데, 바다미술제도 솔직히 좀 문제가 많았던 것 같아요. 현대미술전과 함께 진행되면서 과연 바다미술제가 오히려 차별성을 두기보다는 본전시인 현대미술전에 귀속되어 전시가 진행되어오지 않았나 싶거든요. 그래서 홀수 해에 독립개최가 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부산조각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사업의 일환으로 조각공원만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어 차후에 문제점이 생기게 된 거죠. 공간은 협소한데, 무조건 부산을 조각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국민의 세금을 들여서 진행을 하니 무리가 갔던 거죠.

그리고 부산비엔날레도 마찬가지로 광주비엔날레처럼 작품이 주제와 연관이 있는지, 작품선정, 홍보마케팅도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전시 진행시, 작품설명이 부족하다거나 특히 부산 같은 경우는 처음에 전시장소가 여러 장소로 분리가 되었기 때문에 전시 준비할 때마다 미비한 점이 많더라고요. 왜냐하면 전시장마다 거리가 너무 멀거든요. 그만큼 시간소요가 된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제가 기사를 써오면서 현재로서는 캐플렝 전시감독의 선정문제가 초점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 문제에 대한 원인을 찾다 보니 위에서 압력이 가해졌을 법도하고 과연 조직위원회가 하는 역할이 무엇인가 그리고 문화행정적으로 비엔날레 자체가 문제가 많다는 생각이 들었으므로 그에 대한 행정적인 문제를 순차적으로 풀어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제일 처음 부산비엔날레가 지향했던 자생성, 독립성, 실험성은 과연 어디로 갔는지가 많이 아쉽습니다.

류병학 현대미술전과 바다미술제를 통합한 부산비엔날레에서 바다미술제가 독립한 이유는 현대미술전과 바다미술제 사이에 차별성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따로 국밥’처럼 차별화되어있었기 때문이라고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시장소 문제의 경우 너무 멀다고 말씀하셨는데, 베니스비엔날레나 독일의 뮨스터조각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거의 도시 전체를 전시장소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문객들은 지도를 들고 작품을 찾아 나섭니다. 따라서 베니스비엔날레나 독일의 뮨스터조각프로젝트 방문객들은 당일치기가 아닌 1박 혹은 2박을 하면서 작품을 모두 찾아봅니다. 이 점은 시의 경제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테면 관람객이 당일치기가 아닌 몇 일간 비엔날레가 열리는 도시에 체류한다면, 관람객은 그 도시에서 숙박뿐만 아니라 식사 그리고 쇼핑까지 하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에에 적잖은 도움을 준다고 말입니다. 따라서 전시장소들의 거리 문제보다 얼마큼 좋은 기획을 하느냐에 방점을 찍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자, 그럼 신미선 기자의 '부산비엔날레 총평'에 대한 조관용 편집장의 의견은 어떠신지요?.

조관용 부산비엔날레는 말씀하신대로 현대미술전, 바다미술제, 부산조각프로젝트를 총칭한 말입니다. 현대미술전은 청년비엔날레서부터 출발하고, 부산조각프로젝트는 조각심포지움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부산조각프로젝트는 부산의 공공미술과 더불어 부산비엔날레의 기금을 조성하는데 많은 일조를 했습니다. 이 세 개의 프로젝트는 부산비엔날레가 다른 비엔날레와는 차별성을 갖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산조각프로젝트의 문제점을 드러내어 하차를 하게 되고, 바다미술제는 현대미술전과는 달리 독립되어 서로 다른 해에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현대미술전만이 광주 비엔날레와 같이 같은 해에 개최하게 되었는데 부산비엔날레의 차별성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부산비엔날레는 그동안 기획자를 부산 지역이 아닌 국내의 타 지역 출신의 기획자나 또는 외국의 기획자를 초빙하였다가 올해에 부산지역출신의 기획자를 선정하여 부산비엔날레의 차별성을 구축하려 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부산 지역 출신 기획자의 선정은 무산되었고 다시 외국 총감독과 국내의 기획자와의 공동 기획을 하는 형태를 띠게 되었습니다. 부산비엔날레의 정체성은 부산 출신의 기획자가 선정되지 않은 것에서부터 그 문제를 내재하고 있으며, 또한 부산비엔날레의 향후 방향성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져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류병학 이번에는 임대식 수석기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임대식 부산비엔날레 같은 경우를 보았을 때, 사실, 광주를 보고 부산을 보러 갔었을 때, 훨씬 그 규모는 작았을지 모르지만 일단 보기는 좋았습니다. 딱 뭐가 좋았다 라고 집어낼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언가 보여주려고 애쓴 흔적들은 많았습니다. 이번에 감독을 선정하면서 생긴 문제들은 사실 뭐 제가 어떤 문제가 어떻게 비롯되었다는 것은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부분들이 한순간에 뒤집어질 수 있는 그런 행정구조라면 아직도 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이 부분을 다시 이슈화 시킬 필요는 없겠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정적인 문제들이 내부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그 문제의 근원들이 무엇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비엔날레 행사 구성의 문제는 어떻게 보면 광주를 벤치마킹해서 오히려 광주스럽지 않으려고 하는 게 구성을 좀 더 탄탄하게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광주가 이런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다른 쪽으로 초점을 맞춘다는 거죠. 저는 그건 나쁜 거 같진 않아요. 물론 장소가 열악하고 협소하죠. 시민회관 같은 가능한 공간들을 사용하다 보니 구성이 어수선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작은 공간을 활용을 해서 지역적 특성을 잘 살리려는 노력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광주 같은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 광주만이 갖고 있는 지역성을 가지고 있는 곳이 드물거든요. 그런데 그걸 살리지 못한다면 비엔날레의 의미가 없어요. 예를 들면 외국계 기획자가 무조건 나쁘다는 것은 아닌데, 외국계 기획자가 전년도에 미리 선정이 되서, 6개월이나 1년이나 그 지역을 계속 연구를 한다거나 스터디를 한다거나 이런 작업도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런 생각은 미술계 내에서도 충분히 제안할 수 있는 그런 내용들일 것 같습니다. 지금 부산은 안정이 안 된 상태라면, 그런 것들도 충분히 제안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류병학 자, 그럼 부산비엔날레와 함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광주비엔날레를 연재하신 김민경 기자의 생각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민경 광주비엔날레는 세계화나 광주정신, 아시아성 같은 추상적일 수 있는 구호들을 내세우다 보니 전시기획 면에서 조금 더 제약 아니면 강점이라면 강점을 갖는 것 같습니다. 반면 부산비엔날레는 말씀하신 것처럼 자생성과 실험성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행사인 것 같습니다. 처음에 부산비엔날레 연재하시는 것을 읽으면서 부산은 국제성과 같은 원대하고 추상적 개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오히려 작가들이 다양한 사고와 실험을 펼쳐내는 그러한 장이 될 수 있는, 그런 가능성이 있는 비엔날레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소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지만 바닷가를 면하고 있어서 딱히 어떤 주제가 주어지지 않더라도 충분히 그런 실험성 있는 작가를 엮어 공감할 수 있는 전시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지역을 잘 이해하고 지역성을 표출할 수 있는 작가를 많이 고려해야 하는데, 총감독의 선정 역시 이 부분을 파악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감독 선정문제가 비판을 받게 되고 우려가 표시되는 것은 부산비엔날레가 이제까지 역사적 배경들이나 지향하는 바들, 이를 일궈온 사람들이 무시된 점과도 연관이 있을 것입니다. 꼭 외국인 감독이 필요했던 것인지도 의문이 듭니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
엔날레는 분명 독자적인 색채를 갖고 있으며, 둘 다 잘 되려면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해서 그것을 따를 것이 아니라, 자기의 고유성을 잘 살려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류병학 김가영 기자는 부산비엔날레 총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가영 저는 총평을 들으면서 총감독에 대한 생각을 좀 해봤는데, 가장 먼저 생각이 난 것은 동대문 디자인 센터 DDP인데요. 그것을 누가 지었는가, 서울의 역사성을 이해하는 건축가가 지었는가? 하는 그런 논란들이 일었잖아요. 그런 부분을 생각해 봤을 때, 하나의 건축물을 지을 때도 그 지역만의 특성과 시간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이것은 비단 비엔날레서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어요. 편집장님 말씀처럼, 부산비엔날레라고 하면 그 부산이라고 하는 굉장히 독특한 지역적인 그런 지역성과 부산이 가진 시간, 옛날 일제강점기 때와 같은, 그런 한국의 역사와 관련된 굉장히 많은 스토리들이 있는데, 그런 것들을 아우르는 작가들을 좀 더 많이 발굴을 하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신경을 더 썼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리고 제가 부산출신임에도 불구하고 부산비엔날레는 많이 가보지를 못했는데, 사실 홍보가 다른 비엔날레에 비해서 잘 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래도 부산은 영화의 도시이기도 하고, 외국인들도 부산을 많이 알기 때문에 홍보할만한 요소들이 많아서 미술인들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홍보를 했으면 좋겠고요.

예전에 바다미술제 때 모래사장에 굉장히 큰 철근으로 된 설치작품이 있었는데 누군가 톱으로 잘라서 팔아 넘겼다는 뉴스가 있었어요. 작품에 대한 보호조치나 그 주변에 있는 진행요원들, 작품에 대한 지역민들의 수준, 그런 부분들도 교육이 잘 이루어졌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쨌든 비엔날레가 국내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수준도 점점 높아지고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참여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미흡한 것 같습니다. 그런 점들이 더 보완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류병학 이번에는 임민영 기자께서 부산비엔날레 총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어보도록 하지요.

임민영 저는 비엔날레는 기획자와 작가를 비롯한 미술계 사람들만의 축제가 되기보다는 일반 관람객들을 위한 축제이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관객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광주, 부산 비엔날레가 유사한 시기에 열리기 때문에 타지방에서 비엔날레를 관람하기 위해 가시는 분들 중 다수가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를 함께 관람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 때 관람객은 광주와 부산 비엔날레를 비교하게 될 것이며, 비엔날레 행사가 관객에게 다가오는 느낌이 분명 다를 것입니다. 서두에 류선생님이 말씀하셨듯이, ‘대한민국은 여러 지역에서 비엔날레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리는 비엔날레 천국’이라고 하셨는데, 저는 그것이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게 행정적으로 가능할지는 모르겠지만) 각 비엔날레들이 서로 차별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각의 행사들이 비엔날레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해서 다 같은 비엔날레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광주와 같이 국제행사를 지향하는 성향의 비엔날레가 있는 반면, 대구사진비엔날레라던지 청주공예비엔날레라던지 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비엔날레들은 굳이 국제 관객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국내 관람객이나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가 되는 것에도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광주비엔날레는 국제적인 무대를 타켓으로 해서 진행하려는 느낌이 강했고, 부산비엔날레는 국내 관람객과 지역민들을 위한 축제라는 점에 의의를 두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부산 관람객들이 그것이 비엔날레인지 아닌지 인지할 수도 있고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그저 바닷가에 미술작품이 있구나 하고 생각할 뿐, 비엔날레라고 인지 못 하고 지나가시는 분들도 다수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부산비엔날레를 보면서 굳이 광주를 따라갈 필요가 없지 않을까, 괜히 따라 하려고 하다 보니 오히려 부산 비엔날레만의 특성이 희석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산비엔날레는 관광도시라는 점을 부각시켜 다수의 사람들이 예술을 예술로서 무거운 느낌을 받으면서 감상하기보다는 조금은 가볍고,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미술관인데 미술관 아닌 듯이 가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느낌을 주는 행사가 되었으면 하고 바랍니다.

제가 매번 부산비엔날레를 관람하면서 느끼는 것은, 가장 재미없는 전시가 부산시립미술관 전시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바다미술제를 비롯한 외부 행사가 음악도 있고 사람들이 같이 즐기고 해서 저는 이런 것들이 신나고 재미있었거든요. 그런데 시립미술관에 가면 뭔가 어설프지만 무거운 중압감이 느껴지고 왠지 리플렛을 보면서 열심히 생각하고 이 작품의 의도를 파악해야 할 것 같은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면도 중요하기에 심포지움이나 학술적인 면에서도 내실을 갖춰야 하겠지만, 부산비엔날레가 좀 더 지역민이나 국내 사람들에게 좀 더 어필을 하려면 뭔가 대중적인 친화력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합니다.

류병학 2011년 바다미술제가 부산비엔날레에서 빠져 나와 독립적인 행사로 지금까지 개최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부산비엔날레는 현대미술전만 남아 있는 셈이죠. 따라서 지금의 부산비엔날레가 광주비엔날레와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말씀들을 해주셨습니다. 조관용 편집장의 의견은 어떻습니까?

조관용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는 이제는 서로 어떻게 차별성을 확립할 수 있는가. 부산비엔날레가 광주비엔날레와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질을 담보한 비엔날레였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국제적인 전시로서의 질을 담보하기 이전에 세계의 모든 국가들의 작가들이 초대되었는가라는 질문을 하면 유럽이나 북미, 아시아에서도 일부 국가들에 집중되어 외국작가들이 초대되는 경우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부문을 보더라도 양 비엔날레가 과연 국제적인 비엔날레의 규모 및 질을 담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는 광주 및 부산비엔날레를 국제적인 비엔날레로서의 위상을 조명하는데 초점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미디어’아트 vs. 미디어‘아트’

류병학 자, 이번에는 '현대미술'을 표방하는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와 달리 2000년 ‘미디어아트’를 내걸고 시작한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 대해 논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의 전신은 '미디어시티_서울'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은 '미디어시티_서울'이라는 명칭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알고 있는 '비엔날레' 용어를 사용하여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라고 명칭을 변경했지요. 그런데 올해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는 서울시립미술관의 이름을 내건 'SeMA비엔날레'라고 또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를 연재해 주신 김유진 기자의 총평을 들어보겠습니다.

김유진 말씀하셨듯이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는 지역성을 살린 비엔날레를 표방했다면, 미디어시티_서울은 한국의 수도 서울에서 열리다 보니 지역성을 살리기보다는 미디어아트에 초점을 맞추어 장르로 차별화를 시키는 성격이 있는데요. 때문에 주제 선정 면에 있어서도 지역성에 대한 이야기보단 미디어시티_서울이 개최된 2000년도부터 지금까지 미디어아트에 대한 담론의 흐름을 위주가 되어왔어요. 그러니까 미디어시티_서울의 그 해 주제를 보면 미디어아트에 대한 담론이 어디까지 왔는지 엿볼 수 있었죠. 그런데 아직 미디어아트에 대한 정의가 아직까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기획자마다 미디어아트를 보는 시각이 다 다르다는 문제점 때문에 주제가 일관성이 없기도 했는데요. 미디어아트에 대한 담론이 그만큼 변화가 심했다는 얘기이기도 할 거 같아요.

미디어시티_서울은 초기에 기술과 예술의 만남, 그리고 그로인한 산업적인 가치창출이라는 과제를 안고 탄생했어요. 이 시기에는 아트보단 '미디어'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이라는 새로운 재료가 어떻게 예술에 영향을 주는지를 주요한 과제로 삼았죠. 하지만 최근에는 미디어보단 '아트'에 초점을 두고 있어요. 기술 발전이 삶에 있어서의 긍정적 영향뿐만 아니라 부정적 영향 또한 대두되기 시작하면서 예술의 근원적 의미에 더 집중하게 되었고, 미디어아트라는 용어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아 기술 미디어를 재료로 사용한 작품만을 미디어아트로 구분하는 것에 의문을 품은 것이었죠. 작년 총감독이었던 유진상 감독은 '미디어아트는 기술에 관한 예술이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어요. '미디어'아트가 아닌 미디어'아트'라는 거죠. 이렇게 아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오히려 미디어시티_서울의 '미디어아트'라는 장르 특정적 차별성이 떨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이런 지점이 그대로 반영되어 올해부터는 명칭이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서 'SeMA 비엔날레'로 바뀌게 된 게 아닌가 싶어요. 명칭이 바뀌게 되면서 아예 국제라는 말도 빠지고 미디어란 말도 빠졌어요. 이것은 곧 미디어시티서울이 미디어아트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 아니라, 광주나 부산비엔날레처럼 서울 비엔날레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서울시립미술관 직영으로 바뀌다 보니 서울시립미술관의 전략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점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디어시티_서울은 대중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미디어아트를 다루기 때문에 예술성과 대중성 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도 굉장히 중요한 이슈였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요즘 대중에게 미술관의 문턱을 낮추겠다는 취지 하에 최근 '아트스타코리아' 연계 전시 등 대중들에게 미술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런 취지에 맞게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도 올해부터는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됩니다.

덧붙여 아까 명칭에서 '국제'가 빠졌다고 말씀드렸는데, 미디어시티_서울은 첫 회 때부터 지금까지 타 비엔날레에서 외국인 감독이 총감독을 맡는 것과 다르게 국내 기획자가 총감독을 맡고 있습니다. 올해 미디어시티_서울은 미디어아티스트 박찬경 씨가 총감독을 맡아 아시아 작가, 국내 작가 위주로 초청을 한다고 하는데, 이런 점을 보면 미디어시티_서울은 점점 예술성보다는 대중성, 국제성보다는 지역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류병학 김유진 기자의 미디어시티_서울 총평에 대한 조관용 편집장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조관용 미디어시티_서울, 처음에 그렇게 제목이 붙었죠. 미디어시티_서울을 보고 있으면 처음에 시작할 때 저는 정말 놀란 게 자금 규모면에서 정말 놀랬습니다. 그래서 감독과 기획자들이 누굴까 궁금했었는데 류선생님이 기획자들 중의 한 분 이셨네요.

류병학 당시 총감독은 송미숙 선생님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바바라 런던과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 그리고 제레미 밀러와 함께 큐레이터로 활동했습니다.

조관용 미디어시티_서울의 전시를 보고 감동한 부문은 외국의 전시의 경우 규모가 있는 전시에 작가들이 초대되어 전시를 할 경우 참여 작가들에게 전시지원비를 제공해주는데 국내의 경우에는 그 당시에 외국작가들에게 전시 지원비가 지원되는데 반해 국내 작가들에게는 전시 지원비가 지원되지 않아 작가들이 많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시티_서울의 경우에는 외국작가들뿐만 아니라 국내작가들에게 전시지원비를 제공해 주는 것을 보고 우리도 이제 제대로 예술 행정을 하는 구나라고 하며 감탄을 했습니다.

류병학 1995년 광주비엔날레는 총예산이 180여억원이었어요. 그리고 2000년 미디어시티_서울의 총예산은 100여억원이었지요. 제가 총예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산의 많고 적음을 떠나서 국제전에 초대하는 작가들에 대한 일종의 '태도'를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만약 예산만 따지자면 광주비엔날레는 미디어시티_서울보다 작가들에게 더 많은 제작비를 지원했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광주비엔날레는 1회 때부터 왜국작가에게는 제작비 지원을 한 반면, 국내 작가들에게는 제작비 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작비 지원은 고사하고 국내 작가들 일부는 작품 운송비까지 작가가 부담하는 경우가 있었어요. 한 마디로 말하자면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된 것을 영광으로 알라!'는 것이죠. 그런데 저는 당시 미디어시티_서울을 기획하면서 국내외 작가 구분 없이 모두에게 작품 제작비를 지원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소문이 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죠. 당시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된 국내 작가들이 광주비엔날레 보이콧을 하고 급기야 공청회까지 열린 것으로 기억되네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비엔날레를 기획하는 큐레이터라면 자신이 초대하는 작가들에게 최소한의 '예우'를 갖추는 태도를 가졌으면 한다는 점입니다.

조관용 이러한 부분에서 미디어시티_서울은 예술행정에 좋은 시발점이었다고 봅니다. 광주비엔날레는 해를 거듭할수록 제 주변에 초대받은 작가들이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왜 참여해야 하는지에 대해 회의를 갖는 것을 보았습니다. 전시에서 제작지원비는 작가에게 있어서 단순히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부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식으로 초대를 받았다는 하나의 징표와도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작가가 아주 적은 액수의 지원을 받고 제작지원비의 그 나머지의 전체를 감당해야 하는 경우에는 초대받았다는 것에 그만큼의 의미를 두기보다는 차별대우를 받고 있다는데 의미를 두게 됩니다. 이러한 부분이 그 당시 미디어시티_서울의 전시에 초대되었던 작가들이 그 전시를 두고두고 회자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시티_서울은 초기의 모습과는 달리 류선생님이 말씀하신대로 해를 거듭할수록 명칭이 바뀌어갑니다. 지금은 세마비엔날레라는 명칭으로 서울시립미술관 소속의 한 전시로 축소된 인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미디어시티_서울은 서울시립미술관 소속의 전시였어도 시간이 축적될수록 독립해야 하는 게 맞는데 역순으로 진행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문의 세마비엔날레를 조명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초점이 된다고 봅니다. 또한 세마비엔날레는 내러티브성에 강조를 두고 아시아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국제적인 전시에서 아시아에 국한시켜 초점을 두고 있는데, 과연 국제적인 질을 담보한 차별성을 잘 드러낼 수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류병학 자. 이번에는 임대식 수석기자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임대식 제가 미디어시티_서울이 있을 무렵에 국내에 없어서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미디어시티_서울 얘기를 들었을 때 규모나 이런 부분들에서 뭔가 새로운 장르 중심의 국제행사가 만들어질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으로 무척 고무적인 생각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좀 전에 편집장님 말씀하셨지만 점점 회를 거듭할수록 뭘 보여주고자 하는 자체가 미디어아트라고 하는 그 장르, 이걸 장르라고 할 순 없지만 작품의 속성들, 전세계 작가들의 움직임에 대한 파악이 너무 없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주장하는 것이 없어지고, 권력의 논리에 흔들리게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물론, 세계적으로 미디어아트의 흐름 자체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를 풀어낼 수 있는 다음 스텝이 필요한데 다음 스텝에 대한 국제적, 국내적 노력이 힘들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면 미디어는 여전히 발전선상에 놓여있고, 그 발전하는 테크놀로지를 계속 공부해야하는 작가적 문제도 있을 거고. 정부에서 그런 테크놀로지에 대한 지원들을 미술 쪽에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오히려 테크놀로지 전문종사자들에 지원하는 것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보니 점점 미디어는 빠지고 아트가 남고, 아트가 남으면 그 아트에 관련된 사람들이 권력을 행사하게 되는 논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더군다나 서울이라는 수도권에 있는 국제 행사이다 보니 권력 형성에 중요한 공격대상이 되는 거죠.

류병학 자, 이번에는 김민경 기자께서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총평에 관하여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김민경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 이제 그 이름은 없어졌지만 예술이 얼마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좌지우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예라 생각됩니다. 연재에서도 언급하셨지만 서울시 홍보와 맞물려 시작된 것이고, 이후로 정권이 바뀌면서 계속 모습을 바꿔왔던 것 같습니다. 주최도 바뀌고 예산규모도 달라지고 그러다가 결국 정치적 배경에 의해 사그라져 이제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전시의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부산비엔날레나 광주비엔날레의 경우는 재단이 있어서 아무래도 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맡아간 것이 지금까지 추진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지역이기주의로 야기되는 문제들도 있습니다만. 이에 비해 서울은 속성상 수많은 사람이 유입되고 나가며 끊임없이 변화가 일어나는 유동적인 도시이죠. 거기에 정권의 변화도 가세하면서 현재 이러한 결과에 닿은 것 같습니다.

류병학 김가영 기자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가영 저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광주비엔날레나 부산 비엔날레처럼 해마다 일어나는 행사 같다는 느낌은 못 받았어요. 서울에 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은 서울의 어떤 축제 같은 느낌이었고, 어느 날은 단순히 전시를 하는 느낌이었고요. 그랬던 이유를 생각해보니, 그동안 정치적인 문제나 서울의 상황 때문에 일관성 있는 기획을 가지고, 중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 주관을 해서 제대로 하려면 그런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정체성을 확립하는 게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류병학 이번에는 신미선 기자의 의견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신미선 우선은 ‘미디어’란 단어가 들어가서인지 그만의 특별성은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명칭이 너무 바뀌다 보니 긴가민가한 점은 확실히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과연 그 테크놀로지의 수준이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까지 왔느냐 하는 점도 의문이 든다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미디어아트라고 해서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에서도 영상이 작품의 대다수가 될 때가 있더라고요. 그런데 하나같이 말하기를 그 영상작품이 시간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너무 긴 영상시간 때문에 관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과연 되었느냐는 지적이 항상 제시되곤 하는데 과연, 미디어시티_서울은 관객의 수준과 작품의 수준이 잘 맞아떨어지느냐는 점이예요. 그리고 정치적인 것도 말씀 하셨는데 정치적인 점은 어쨌든 정치와 근접해 있는 서울이 더 많이 영향을 받는 것 같고요. 부산비엔날레도 그런 부분이 없지 않기 때문에 서로 정치적인 문제를 잘 집어내어 풀어 나가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류병학 임민영 기자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임민영 미디어를 특성화 한다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큰 욕심을 버리고 미디어에 집중한다는 건 좋았는데, 아쉽게도 이번에는 세마비엔날레로 바뀌어 개인적으로 조금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수많은 기획전을 하지 않습니까? 신진작가나 한국 대표 작가들을 위한 다수의 기획전이 있는데, 과연 이 행사가 서울시립미술관의 비엔날레가 되어버리면 서울시립미술관의 다른 기획전과 어떠한 차별성을 가질 수 있는지, 비엔날레라는 이름에 걸맞게 행사가 진행되기 위해서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어떤 노력을 할지 주목해서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조관용 마지막으로 미디어시티_서울의 전시가 국제적인 질을 담보하는 전시가 되려면 각 국가가 발전시키고 있는 미디어의 흐름을 잘 볼 수 있는 전시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특성을 잘 드러낼 때 미디어시티_서울의 취지에 잘 맞지 않을까요. 이번 전시는 아시아에 국한하여 전시를 기획하고 있는 데 국제적인 미디어의 흐름 속에서 이 전시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인터뷰하실 때 중요한 초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

류병학 자, 국내 4대 비엔날레 총평에서 남은 것은 대구사진비엔날레입니다. 대구사진비엔날레 연재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모바일아트>를 연재했던 김가영 기자께서 8월 한 달간 연재할 예정이니, 연재가 끝나는 시점에 총평을 듣는 시간을 마련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10분간 휴식하고 비엔날레에 대한 전반적인 질문에 대해 논의를 하고 토론을 끝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에서 배우기

류병학 올해 9월 ‘줄줄이 사탕’처럼 개막될 국내 3대 비엔날레 발자취에 대해 논의해 보았습니다. 비엔날레 논의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일명 '비엔날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베니스비엔날레입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베니스비엔날레는 100여년이 넘어섰습니다. 어떻게 베니스비엔날레는 100년간 지속할 수 있었던 것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베니스비엔날레는 일명 '미술올림픽'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왜 베니스비엔날레를 올림픽에 비유한 것일까요?

임대식 국가별 대안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베니스비엔날레 특징이다 보니 물론, 자기 국가의 작가들을 홍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라별 비교가 되니까 올림픽하고 유사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류병학 베니스비엔날레는 말씀하신대로 '국가관 제도'가 있습니다. 바로 그 국가관 제도가 베니스비엔날레를 지속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관용 베니스 비엔날레는 잘 알고 계신 것처럼 각 국가들이 기획자를 파견하여 자국의 전시장에서 전시를 하고, 비엔날레의 총감독은 특별전을 통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기획전을 개최합니다. 그러므로 각 국가의 기획자는 최선을 다해 자국의 현대미술을 알리기 위해 전시를 기획하지만 동시에 홍보 또한 적극적으로 하게 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세계적인 미술을 읽을 수 있는 전시를 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김민경 광주비엔날레 같은 경우 세계화를 지향하고 국제적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국제성이 있지만, 말씀하신 관객이나 홍보 측면에서는 국제적이라 할 수 없지요. 결코 기획자나 작가가 국제적 인지도가 떨어지는 것이 아닌데 현실은 이러하죠. 이는 국제성은 지향하지만 세계인들을 끌어당길 아방가르드적 동시대성이 부족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면 베니스비엔날레는 특별전 같은 경우 만약 전시 컨셉이 지난 100년 동안의 전시를 보여준다면 물론 예전 작품도 보여주기도 하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국가관에서는 지난 2년 동안 가장 활발하게 활동했거나 주목할만한 작가들을 선보이지요. 그래서 이곳에 가장 최근의 핫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겠지요. 그런 면에서 동시대적이며 국제적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광주비엔날레를 예를 들면 모 기획자는 이전에 자신이 소개했던 비슷한 작가군의 작품을 전시했다고 합니다. 이미 전시된 바 있기에 세계미술인 사이에서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작품을 다시 전시한 것이고 이것을 보기 위해서 한국에 올 필요는 없겠지요. 그런 점에서 아방가르드적 동시대성은 떨어지겠죠. 국제성은 갖추고 있으나 국내용이 아닌 국제용으로 사용될 새로움, 동시대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류병학 국내 4대 비엔날레가 한 명의 총감독 중심이라면, 베니스비엔날레는 국가관 제도로 다수의 감독들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국내 4대 비엔날레가 총감독 중심으로 국제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을 선정했다면, 베니스비엔날레 경우는 각 국가별로 각 커미셔너가 마치 올림픽게임처럼 자국의 대표선수를 선정한다고 말이죠. 따라서 베니스비엔날레는 일종의 '예술전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각 나라는 자국의 대표선수에게 신작을 주문합니다. 물론 신작은 '돈'과 밀접한 관계가 있죠. 그런데 김민경 기자는 광주비엔날레 경우 출품되는 작품들이 대부분 신작이 아니라 이미 보여주었던 작업이 많다, 이런 말씀이신 것이죠?

김민경 구작인 경우도 있고 신작이더라도 작가가 이미 비슷한 작품이 최근에 해외에서 전시한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미 해외에서 소개되었던 작가와 작품이 한국의 비엔날레에는 한발 늦게 소개되는 경향이 강할 수 있지요.

류병학 구작은 작품운반만 하면 되겠지만, 신작은 새로 제작해야만 하기 때문에 운반비나 보험료 이외에 제작비가 지출됩니다. 이 점만 보더라도 베니스비엔날레 국가관 제도의 장점을 알 수 있습니다. 베니스비엔날레의 국가관은 조관용 편집장이 말씀해 주셨다시피 각 국가(의 커미셔너)가 알아서 작가를 선정하고 신작을 지원하고 작품운반을 하여 설치까지 하기 때문에 베니스비엔날레 측에서 비용절감을 하게 됩니다. 반면에 국내 4대 비엔날레는 초대할 작가의 작품 운반은 물론 초대할 작가에게 신작을 요청할 경우 작품제작비를 지출해야만 한다는 예산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비엔날레는 앞으로 어떻게 운영되어야만 할까요?

김가영 보통 올림픽이라고 하면 국가대표가 되어 출전하잖아요.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국가대표를 꿈꾸고. 비엔날레라도 마찬가지로 작가들이 가서 (작품을) 내고, 국제적으로든 국내적으로든 명성을 떨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작품을 광주비엔날레나 부산비엔날레에 냈는데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는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작가들이 베니스비엔날레에 작품을 내고 돌아오면 유명해져서 돌아오는 것처럼 작가들이 지원을 받으면서 전시를 하고,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비엔날레가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조관용 제가 봤을 광주비엔날레는 개최 당시의 이념과 의미를 잘 부각시키면서 일관성 있게 가야할 것입니다. 또한 부산비엔날레의 경우는 부산이 산을 길게 병풍으로 두르고 있어 오밀조밀한 지역적 특성을 잘 부각시켜야 되지 않을까요.

류병학 부산의 지역적 특성이라고 하면 '오밀조밀한 도시'라기보다 오히려 '해양도시'가 아닐까요?

조관용 그렇겠네요. 부산은 해양 도시에 강한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비엔날레가 될 수 있겠네요. 그리고 ‘미디어’라는 매체가 과거보다는 현재와 미래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어 각 국가의 미디어의 흐름을 부각시키면 국제적인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는 서울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올해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내러티브성에 강조를 두고 있기에 내러티브성과 함께 미디어의 실질적인 매체들의 사용도 초점을 맞추어 접근하여 조명해보는 것은 중요할 것 같습니다.

류병학 다른 의견이 있으신 분 있으신가요?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렇다면 원점으로 돌아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앞에서 베니스비엔날레를 왜 '올림픽'에 비유하는가를 물었습니다. 올림픽게임이 2년마다 하계 올림픽과 동계 올림픽이 번갈아 열리는 것과 같이 베니스비엔날레는 2년마다 개최하는 국제미술대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1896년 제1회 올림픽게임이 시작되기 전 해인 1895년 베니스비엔날레는 시작합니다. 이런 단편적인 정보는 베니스비엔날레가 올림픽게임과 거의 같은 시기에 같은 규모로 성장한 것임을 알려줍니다. '스포츠정신'을 슬러건으로 내세우는 오늘날 올림픽게임은 사실 스포츠를 통한 일종의 '스포츠산업전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그 점을 고려한다면 베니스비엔날레도 '미술'이라는 '무기' 로 세계 각국이 싸우는 일종의 '문화산업전쟁'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따라서 베니스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적잖은 국가에서 개최되는 비엔날레들은 '문화산업'이라는 이름 하에 생산되고 있는 일종의 ‘국가의 정책’이라는 점입니다. (물론 비엔날레에 대한 국가의 개입은 전제적이고 폭력적인 ‘지배’가 아닌 ‘관리’입니다.) 적잖은 예산이 투입되는 비엔날레는 일종의 '미술블록버스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엔날레는 홍보를 간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조관용 광주비엔날레는 베니스비엔날레와는 달리 광주비엔날레의 기획자들이 초대를 하는 형태를 통해 홍보를 하게 되니까 홍보를 별도로 운영을 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광주비엔날레도 기획에서부터 홍보 부분을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임대식 어차피 홍보에 있어서는 매체가 중요하니까. 어떻게 보면 예산을 편성할 때 세계적으로 대표적인 매체들을 초대할 수 있는 어떤 행사를 유치하는데 예산이 편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초대 작가와 프레스가 1:1 매칭이 된다거나 이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노력들이 있어야하지 않나 생각이 들어요. 아까 말했다시피 베니스비엔날레는 기획자가 자국의 힘을 빌어 홍보를 하는데, 만약 내가 베니스비엔날레의 기획자로 참여하게 된다면 그 나라에 젤 잘나가는 매체를 잡고 가는 게 맞는 거죠. 다른 나라의 기획자도 마찬가지고. 그러면 그 매체들은 당연히 움직일 수밖에 없는 거죠. 주요 매체를 움직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류병학 그런데 해외 큐레이터를 국내 비엔날레 감독으로 영입한다고 해결될까요? 그동안 적잖은 해외 큐레이터들이 국내 비엔날레에 초대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영입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제 홍보로 확장되지 못했습니다.

임대식 세계적으로 기획자들 사이에 기획자로서 재밌고 돈 많이 주는 곳으로 광주비엔날레를 1순위로 뽑는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이미 보여줬던 작가의 작품들을 그대로 들고 온다든지 기획이 식상해 지는 거죠. 이미 봤던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면 매체는 안 움직이는 거죠. 식상하니까. 가장 핫한 작가가 핫한 작품으로 와도 전세계 매체들이 움직일까 말까인데 이미 했던 거를 왜 취재하러 오겠냐는 거죠. 그리고 기획자 입장에선 우리가 기획자를 선정해서 계약서를 쓸 때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거죠. 어떻게 기획할 것인지. 이렇게 해달라. 그리고 얼마나 그 기획에 충실했느냐를 따져서 돈도 지급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모셔오다 보니까 갑과 을의 관계가 바뀐 거예요. 그게 문제라는 생각입니다.

류병학 비엔날레 운영시스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비엔날레는 일종의 블록버스터 영화처럼 수백 억 혹은 수십 억 원을 투자하여 수백 명이 공동으로 작업하는 '공동제작'입니다. 따라서 비엔날레의 합리적인 시스템 구축은 당연하기까지 합니다. 전시기획에서부터 제작·연출 그리고 마케팅에 이르는 과정에 명확한 방향성을 갖추어야만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바로 리스크를 줄이고 예산을 절감하는 방법이기 때문이죠. 블록버스터의 제작현장은 수많은 스텝과 작가, 작품, 장비가 뒤섞여 있습니다. 때문에 가능한 프리 프로덕션을 충분히 가져야만 합니다. 이를테면 전시진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일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준비한 뒤에 전시연출을 할 수 있다고 말이죠. 그리고 비엔날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사항이 예산과 일정입니다. 기획비, 스텝 구성(스텝수/스텝비), 작가 캐스팅, 작품 리서치, 전시장 비용, 연출비(파티션 제작/조명/촬영), 작품운반비, (작품제작과 설치를 위한) 작가활동비, 도록 및 포스터(초대장) 비용, 광고비 등 예산을 적절하게 배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사항들은 구체적인 전시일정과 함께 면밀히 검토되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일정과 예산을 면밀히 검토치 않고 전시를 진행할 경우 그만큼 리스크는 커질 것입니다. 바로 이런 까닭에 국내 비엔날레는 운영에 따른 투명성과 수익성 그리고 합리적 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생각해 봅니다. 따라서 올 9월 개최될 국내 비엔날레를 취재하실 기자들께서 행사(전시) 취재뿐만 아니라 행사운영시스템에 대해서도 취재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자, 이제 웹진 <미술과 담론> 라운드테이블을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관용 편집장께서 올 9월 국내 비엔날레를 취재할 기자들에게 당부하시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조관용 비엔날레는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정치도 같이 전체적인 것이 맞물려서 특성을 잘 부각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베니스비엔날레도 사회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도 맞물려서 비엔날레를 유치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그리고 미디어시티_서울도 취재하실 때 이 부분도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류병학 오늘 웹진 <미술과 담론> 라운드테이블 1부는 지난 국내 3대 비엔날레 총평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따라서 올해 9월 ‘줄줄이 사탕’처럼 개최될 대한민국 4대 비엔날레에 대해서는 미담 기자 여러분들께서 취재를 한 후인 8월 20일경 자리를 만들어 4대 비엔날레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시간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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