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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2019.01.05 08:58

SNS 시대의 예술 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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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시대의 예술 감성

김민경(미술과 담론 기자)




SNS 시대, 예술작품의 대한 질문


현대 미학을 명료한 관점에서 서술한 아서 단토(Arthur Danto)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을 작가라기보다 일종의 철학자로 명명하며 그가 ‘예술이 단지 심미적인 것으로 판단되어지는 것은 아님을 증명’하였다고 말하였다. 


아서 단토 이전에도 예술을 심미적 활동 이상으로 간주하는 해석은 오랫동안 존재해왔다. 16세기 예술사가인 조르지오 바사리(Giorgio Vasari)는 ‘예술가의  삶(The Lives of the Artists)’을 저술하며 고대 이집트, 그리스와 고대 로마에서부터 중세,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의 예술 경향이 당대의 정치, 경제적 상황과 연관되어 있다고 설명하였다. 바사리뿐 아니라 예술을 사회, 문화적 관점에서 분석하는 예술사가들, 미술사가들 역시 시대와 예술의 상호 관계성에 대해 언급해 왔으며, 많은 학자들은 미 혹은 예술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제시하기보다 그 주관적인 측정 가치를 제공하는 제반 환경에 주목해왔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시대와 예술의 상호 관계성을 살펴보는 데 주요한 시대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본고는 그 중 하나가 인터넷을 위시한 새로운 매체와 표현방식, 그리고 이를 둘러싼 예술계의 반응과 협력이라 보고,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 Service), SNS와 연관된 예술계의 흐름을 현대사회 대중의 감성과 연결지어 살펴보고자 한다.



대중 향유의 예술


2016년 겨울, 대통령의 탄핵 소추를 이끌어낸 것은 촛불 민심이었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을 거쳐 온 우리 역사를 미루어보건대,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그 자체가 감격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지금 대중과 민심이 정치와 사회의 변화를 중추하는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 될 수 있는 사회구조는 서구 민주사회 자본주의에 근간을 둔다. 정치 이론가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는 옥중수고(Prison Notebook)에서 사회적 헤게모니를‘사회 기득권층이 대중과의 합의하에 상정한 사회의 방향’로서 간주한다. 즉 독재정권이나 공산정권과 달리 민주주의 자본주의에서 사회의 권력과 계층 구조를 형성하는 데는 반드시 피지배층의 암묵적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그 합의는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피지배층이 자발적으로 원하고 열망하여 이루어 낸 것으로 보여줌으로써 사회체제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민주주의 자본주의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에서 국공립 예술기관들 역시 이러한 시장, 경제 구조 아래에서 방향을 설정하고 유지해 왔다. 이들 기관들에서 성공 척도는 일반 대중을 관람객을 유치하는 정도이며, 그 수치를 끌어당기기 위하여 정부와 시의 기금으로 운용되는 기관들은 필사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과제에 맞추어 오늘날의 미술관들은 모더니즘의 화이트 큐브(White Cube)의 개념에서 공공의 장(Public Space)의 개념에 가깝게 변화하였다. 


대중의 욕구에 맞추어 예술 매체 역시 다변화되었다. 미술관들은 고전적인 의미의 회화와 조각을 예술 대상으로 한정하지 않게 되고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첨단의 매체들을 포용하게 되었으며 관객 참여 예술 및 프로그램 등은 확대되었다. 참여예술, 공공예술, 인터액티브 아트, 관계미학 등 다양한 이름들의 예술형태들이 등장하며 대중의 예술참여 역시 장려되었다. 현대 예술기관 안에서 예술작품은 경외 되어야 할 미적 대상이 아니라 관람객과 대중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때로는 함께 만들어가는 향유의 대상이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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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들이 연예인처럼 ‘스타’로 불리고 대중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현대예술의 한 특징이다. 2014년 봄, 한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되어 예술계에 논의를 불러온 아트 스타 코리아 이렇게 주목받는 스타로서의 예술가라는 동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것이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각인시킨 예술가의 이미지는 대중의 ‘스타’로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마케팅하고 상품화하는 자이며, 이들을 둘러싼 예술계는 스타 탄생을 위해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일종의 공모자였다. 


대중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지하고 일반인들의 호응이 주요 가치가 되는 오늘날, 현대예술에 대한 가치평가나 예술을 바라보는 감성은 과거시대의 개념과는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 모티머 아들러(Mortimer Adler)는 1997년 발간된 여섯 가지 사상(Six Great Ideas)에서 두 가지 종류의 미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그 중 하나가 숭배의 아름다움(admirable beauty)이고 또 다른 하나는 향유의 아름다움(enjoyable beauty)이었다. 전자의 것이 예술작품을 감상의 대상으로서 간주하는 고전적인 개념이라면 후자는 오늘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향유되는 개념을 설명하는 것이었다.

 

1980년대 이후 현대미술은 그 어느 시기보다 더욱 다양한 이론을 쏟아냈으며, 이 중 두드러진 점은 예술 창작과 감상에 있어 대중을 중요한 위치로 부각되고 있다. 불과 100여 년 전 숭고의 아름다움을 숭상하던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예술의 가치를 가늠하고 판단하는 것은 대중의 감성과 반응에 상당 부분 의지하며 이는 예술계가 SNS에 주력하는 배경이 되었다. 



주목과 관심의 미학 


대중의 예술 감성을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된 현대사회에서 SNS는 이러한 방향과 매우 잘 부합하는 매체로서 예술계에서 수용되고 있다. 예술가들이 스튜디오에서 작품을 제작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해 전력해야하는 오늘날, 작가와 예술기관들은 적극적으로 SNS를 활용하고 있다. 대개 일반 개인의 페이스북이 취미나 관심사를 공유하고 정보를 교환하는 차원에 중심을 두고 있다면 작가와 예술기관 등 예술계 관련인 들의 페이스북은 작품이나 행사를 소개하고 홍보하고 예술 관련인 들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예술계에서 SNS는 1차적으로는 취미와 흥미 교류, 인맥 쌓기 등의 사회 교류의 차원의 모습을 띠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홍보와 마케팅 도구로써 보다 전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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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대중의 감성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은 ‘좋아요’에 의지한 시스템 덕분이다.  SNS에서 작가의 스타 만들기는 주로 주목의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다. SNS를 매개로 전파되는 예술에서 그 가치의 측정 기준이 되는 것은 얼마나 많은 좋아요와 관심, 주목을 받았는가에 있다. SNS 시대에는 타인으로부터 얼마나 주목 받았느냐, 좋아요의 수치가 그 예술이 대중에게 수용되는 가치의 판별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고전적인 미적 개념은 이제 SNS와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주목을 불러일으키며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는 작품이 아름다운 것이며 그러하기에 ‘주목받는 것이 아름다운 것이다’라는 명제가 오늘날 현대 예술을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로써 기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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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시각예술에 앞서 대중들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는 문학에서 먼저 이슈가 되고 있다. 올해 1월과 3월 경 국립중앙도서관에서는 SNS시인대전이라는 전시가 개최되었다. 전시는 내용과 형식이 간단하고 짧은 문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SNS 시’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SNS 시는 기존 시보다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기 쉽게 표현하여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으며 또 다른 새로운 장르로 탄생되었다고 이야기 된다. 일부는 SNS 스타시인으로 일컬어지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공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시를 읽고 공감했기 때문에 많은 팬을 보유한 스타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SNS상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는다면 누구나 시인이 될 수 있는 시대상을 보여준다.


시각예술분야에서 페이스북(Facebook)과 더불어 올해 가장 주목을 받았던 SNS는 핀터레스트(Pinterist)였다. 트위터와 페이스북과 함께 미국의 3대 SNS로 꼽히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핀터레스트는 ‘Pin’과 ‘interest’의 합성어로 자신의 관심분야와 관련된 이미지를 카테고리별로 수집해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미지 기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다. ‘핀터레스트’를 활용해 유저는 가치 있는 이미지 자료를 소장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통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인맥을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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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많은 SNS 안의 이미지 홍수 속에서 우리는 어떤 것이 예술이고 예술이 아닌가, 어떤 것이 고귀한 미적 가치를 지녔고 그렇지 않은가를 판별할 수 있는 방향을 잃고 만다. 다만, 대중들이 쉽게 접근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향유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 미덕이고, 많은 좋아요와 호응, 관심을 얻는 것은 곧 좋은 작품으로 간주된다.   


SNS라는 현대사회가 만든 부산물 안에는 현대사회의 단면이 반영되어 있다. SNS를 통해 형성된 새로운 미학에서 예술의 규준은 ‘주목 받음’이며 이를 위해 성취하기 위해 작가와 기관은 대중들의 예술 취향에 의지하고, 효과적인 목적 달성을 위하여 대중이 필연적으로 도구화되는 속성을 갖게 된다. 



SNS 시대, 예술감성 바라보기 


자본주의와 인터넷, 매스 미디어 연구 분야에서 고전처럼 인용되는 새로운 자본주의의   정신(New Spirit of Capitalism)(Boltanski, Chiapello 공저)에는 기획된 가상의 도시(Projective City)라는 용어가 등장하여 자본주의 3세대를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이 도시 안에서 인간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망 속에서 그 가치를 만들어가는 원리를 설명한다. 이 관점에 의하면 자본주의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인물은 확장된 네트워크 속에서 서로의 관계성의 중심이 되는 허브의 기능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이들이다. 성공의 열쇠는 얼마나 잘 타인과 연결되어 스스로의 가치를 생성하느냐에 달린 오늘날 사회에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매우 시의적절한 수단이 되고 있다.


대중을 필요로 하며 대중에 의해 유지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예술은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시대를 지나 일반 대중들이 향유할 수 있는 것이 되었고 대중들의 후원과 지지가 작가들의 탄생 신화에 필연적인 뒷받침이 되고 있다. SNS는 대중의 호응과 관심,  주목과 부합하는 우리시대 예술 감성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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