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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e in Germany>

 

정환욱 (작가, 마이스터 쉴러, 경희대 교수)

 

“Made in Germany”

 위 문구는 한 독일브랜드의 차량화재로 떠들썩한 와중에도 여전히 상당한 신뢰감을 주는 문구이다. 독일차를 갖지 못할 바에야 미워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큰 이슈 임에도 불구하고 독일이라는 공든 탑은 아직까진 국제적으로 품질보증의 이미지는 지켜내는 나라인 듯하다. 저 강력한 문구는 산업계뿐만 아니라 예술계에서도 같은 무게의 신뢰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쩔 땐 국제적인 미술행사에는 독일출신의 대형작가들이 섭외되어져야 행사의 질적 수준이 보장 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현대미술계에서 독일이라는 나라가 갖는 위상이 어떠한지 그 위상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할 땐 2017년의 독일을 예로 들면 간편할 듯하다. 2017년은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이면 누구나 손꼽아 기다리는 유럽의 4대 미술축제 (베니스 비엔날레, 카셀 도큐멘타,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바젤 아트페어)10년에 한번, 동시에 열리는 해였고, 그 해 베니스 비엔날레의 황금사자상 작가상과 국가관상을 모두 수상하는 기염을 토하며 최고의 영예를 안은 국가가 바로 독일이었다. 그와 같은 영예가 기쁜 일이긴 하지만 크게 놀랄 일은 아니라는 독일 작가친구들의 반응에서, 약간의 짜증과 부러움이 뒤엉켰던 순간이 있었기에 나는 아직 그 2017년을 잊지 않고 있다. 또한 독일은 유럽의 4대 미술축제 중 2개를 주최하는 국가임과 동시에, 그 중 하나인 카셀 도큐멘타 <Kassel Documenta>는 한국에서의 인식과는 달리 베니스 비엔날레보다 월등히 많은 관람객수를 자랑하며 유럽에서는 베니스 비엔날레보다 더 권위를 인정받는 블록버스터 전시회라 볼 수 있다. 5년에 한번 씩 열리는 뮌스터 조각프로젝트 역시 확장된 공공미술의 영역 안에서 고고학, 심리학등 여러분야의 학문이 디지털 기술과 융합되어 진화 중인 현대시각예술을 폭넓고 다양하게 보여주는 현대미술에서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미술현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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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e Imhof, Faust, 2017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독일관, © Nadine Fraczkowski

 


Industrie 4.0의 진원지, 그리고 예술의 새로운 패러다임

19개국 35개의 팀이 만들어낸 2017 뮌스터 조각프로젝트는 대중들의 인기를 끌었던 관객 참여형 작품들뿐 아니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대형 설치작 등 디지털 시대에 시각예술이 어떻게 진화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전시작들도 많이 선보였다. 엘베엘 미술관 근처 벽면에 부착되어있는 포스터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면, 영상이 보여지는 안드레아스 분테(Andreas Bunte)의 작품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뮌스터 조각프로젝트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는 지금, 예술이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과 어떻게 연관지어질지에 관한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시기에 ‘4차 산업혁명의 진원지인 독일의 분위기는 어떠할까? 우리가 부르는 ‘4차 산업혁명은 독일의 ‘Industrie 4.0’으로부터 촉발되었다. ‘Industrie 4.0’은 독일이 제조업의 자동화방안을 ICT(정보통신 기술)와 결합하여 연구하는 <스마트팩토리KL>의 창립이후 개발한 가상물리시스템 (CPS, Cyber physical system)20114월 하노버 산업박람회에서 전 세계에 홍보하려던 와 중 가상물리시스템CPS’라는 말이 어렵다는 독일의 총리 메르켈(Merkel)의 말에 따라, 간단한 용어<Industrie 4.0>로 정리되어진 것이다. 폭스바겐, SAP, 등의 민간기업과 프라운호퍼연구소, 대학 등 민간. 공공 합작으로 설립된 비영리연구소인 <독일인공지능연구소 (DFKI)>가 모든 부품의 규격화-표준화하는 모듈공정 전략을 통해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렇게 혁명으로까지 명명되어지는 기술의 진보를 이끄는 독일은 어떻게 과학과 예술을 융합시켜 갈 것인가? 이 물음을 쫓다보니 아직은 명확한 답을 얻기엔 쉽지 않은 단계라는 걸 깨달았지만 미디어작업을 하는 독일 미술대학 학생들과 융합테크놀로지에 관심이 많은 작가들과의 토론을 통하여 단편적으로나마 독일의 인식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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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넥스트 렘브란트 ©the next Rembrandt homepage 


 4차 산업혁명과 예술에 관한 토픽으로서 최근 독일 주변국인 네덜란드의 렘브란트 미술관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더 넥스트 렘브란트(The Next Rembrandt)’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이 프로그램은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 반 레인의 그림과 비슷한 풍으로 그림을 그려내는 <AI화가>인데, 안면인식프로그램을 통해서 그림의 구도를 분석하고 3d스캔을 이용하여 유화의 입체감과 질감분석한 뒤 그림의 등고선을 만들어 3d프린터로 재현해 내어 세계인의 관심을 끌었다. 또한 아시아 이노베이션스 그룹은 블록체인 기술로 사진작가 케빈 아보시(Kevin Abosch)와 협업하여 '포에버 로즈(Forever Rose)'라는 장미 이미지 원본을 암호화하고, 다시 암호화폐로 해당 이미지를 10명에게 100만 달러 (108330만원)에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토픽들과 함께한 그들과의 간략한 토론 뒤에 단편적인 결론일 수 있겠지만 현재 독일은 이러한 이슈를 만들어내기에 앞서, 좀 더 원론적인 개념 정립에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듯하였고, 토론 끝에 얻어진 현재 테마에서 인식의 위치는 이러하다. 창의적인 것은 새로운 것이지만 아무런 근거 없이 탄생되어 질 수 없으며, 현재 인간이 해내는 일반적인 예술창작이란 기본적으로 깔려져있는 법칙 위에 약간의 변형과 약간의 개성이 더해진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것은 과연 완벽한 창작인가. 우리가 원하는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인공지능은 이미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서 기존 작가의 습관 취향 등의 규칙을 바탕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하는 수준일 뿐 아니라, 딥러닝 학습을 통해서 표절을 완벽하게 피해갈수도 있기에, 인공지능 작가 앞에서 창작자로서의 인간은 더 이상 쓸모가 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인공지능과 예술창작의 미래를 예측하였을 때 새로운 예술장르 또는 표현기법으로 수용되는 긍정적 대응과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이 경쟁에서 도태되는 부정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언제나 그랬듯 인간은 그에 적응하여 새로운 예술생태계를 창조할 것인가? 또한 저작권에서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현재 저작권은 인간의 사상이나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한정되며, 사람이 만든 창작물에만 저작권이 인정받는다. 인간이 아닌 존재의 창작능력과 저작권에 대한 논란의 준비 필요성에 대해 인식하여야 한다.

이렇듯 예술창작의 패러다임은 인공지능의 의해서 급격히 변화할 것이고, 머지않은 미래에 창작, 창의성 및 예술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정의해야할 필요성이 있기에 우리는 이에 깊이 연구하여야 할 것이다.“

 

독일 현대미술계의 슈퍼스타들

독일의 현대미술을 논하고자 할 때, 위에 언급한 국가차원의 대형 미술행사나, 선도하는 과학기술로 얻어지는 예술적 혜택 이외에 개인들의 발군의 능력으로 국제미술시장에서 스타가 된 현대미술작가들의 이야기를 빼놓을 순 없을 듯하다. 알버트 오앨렌(Albert Oehlen)과 귄터 푀르그 (Günther Förg),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 로제마리 트로켈(Rosemarie Trockel), 마르틴 키펜베르거(Martin Kippenberger), 네오라우흐(Neo Rauch), 토마스 쉬테(Thomas Schütte), 토마스 슈트르스(Thomas Struth), 볼프강틸만스 (Wolfgang Tillmans) 등이 그러하다. 위 작가들은 모두 <artprice.com>의 옥션 매출액조사에 따른 <Top 100>에 속하는 9명의 독일 스타작가들이자, 독일의 한 미술대학 학생에게 독일현대미술을 대표할만한 작가들에 대한 물음의 답으로 나온 명단에 속해있는 작가들 이기도 하다. <TOP100>에는 독일의 여느 미술대학의 실기실을 탐방하다 보면 그의 작업과 비슷한 느낌의 작업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만큼 인기 있는 알버트 오앨렌 (Albert Oehlen)과 안젤름 키퍼 (Anselm Kiefer)가 일반인들에게도 익숙한 영국스타 데미언 허스트 (Damien Hirst)보다 높은 순위에 랭크되어있고, 독일 소도시 퓌센에서 태어나 뮌헨미술대학에서 수학한 귄터 푀르그 (Günther Förg)는 세계적 아티스트인 제프 쿤스(Jeff Koons)나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보다 높은 순위인 13위를 차지했으며, 볼프강 틸만스, 로제마리 트로켈, 토마스 쉬테, 마르틴 키펜베르거, 네오라우흐, 토마스 슈트루스 역시 모두 놀라운 결과를 보여줬다. 요제프 보이스의 제자였던 안젤름 키퍼는 2016년 파리의 Pompidou Center에서 4개월간 대규모의 회고전을 진행하였는데, 그에 힘입어 그해 여름이후의 매출액만 약 24백만 달러를 기록하며 글로벌 순위에서 12위를 차지하였다. 또한 알버트 오앨랜의 <Eine Prähistorische Hand II> (선사시대의 손II)Gagosian에서의 전시가 끝난 후 2.16백만 달러라는 엄청난 금액에 판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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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ine Prähistorische Hand II, Freischwimmer #84 , 238 x 181 cm, 303.2x201.3cm, 1996.Albert Oehlen 2004 Wolfgang Tillmans


그의 작품가격 인플레이션은 부분적으로는 가고시안 효과(Gagosian effect)에 기인한 반면, 볼프강틸만스(Wolfgang Tillmans)는 약 30 명의 Market maker들과 함께 테이트모던과 베일러(Beyeler) 재단에서의 회고전을 통해 비약적인 작품가치 상승을 이루어냈다. 또한 2000년에 사진작가로서는 최초로 수상한 Turner PrizeDavid Zwirner 갤러리와의 협업 역시 가치상승에 주요한 역할을 하였다. 그는 현재 런던의 Phillips에서 판매된 기념비적인 사진(784,000 달러)을 포함하여 20177건의 새로운 기록으로 전례 없는 경매수요를 누리고 있다. 실제로 아래 사진의 두 작품은 독일의 현대미술에서 가장 높은 가격상승을 보인 작품들로 현재 독일의 회화와 사진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작가들임에 틀림없다. 이렇게 개인들의 두드러지는 활약과 더불어, 말 그대로 화파라는 하나의 흐름을 이루어 세계미술시장에 화두를 던진 무리도 있다. 통일이 된지 10여년이 지나 신 라이프치히 화파로 불리워지기 시작한 라이프치히 미술대학 (Hochschule für Grafik und Buchkunst Leipzig) 출신 작가들이 바로 그 무리들이다. 동시대 회화를 대표하는 신 라이프치히 화파의 대표 작가인 네오 라우흐(Neo Rauch), 팀 아이텔(Tim Eitel) 그리고 틸로 바움게르텔(Tilo Baumgärtel)은 최신기술과의 융합을 무기로 한 현대 미술시장에서 물감과 캔버스 같은 전통방식을 이용한 작업으로 회화의 건재함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작업은 통일이전 동독 (Deutsche Demokratische Republik) DDR의 흔적을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대표하는 스타일을 통해 다시 태어나게 하였다. ㅇ이러한 라이프치히의 영광은 분단과 통일의 영향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당시를 기억하는 많은 독일인들에게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애도의 한 종류였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을 향한 국제적인 관심으로 독일의 회화는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였음에는 이견이 없다. 위에 언급된 스타 작가들의 작업형태를 보면 제약 없이 다양한 분야별로 활약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하나의 큰 흐름을 쫓기보단 자신만의 영역을 깊게 탐구해나가는 독일인들의 면모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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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r durchstich (굴착) 300 x 250 cm, 2017 Neo Rauch © Eigen+Art Galerie  Mountains () 310 x 220 cm, 2018TIm Eitel © Eigen+Art Galerie

 

가난하지만 섹시한 예술도시, 베를린 

서독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주도인 뒤셀도르프와 쾰른은 전통적으로 오랜 기간 동안 독일현대미술의 중심지였다. 세계적 경제, 금융의 중심지로서 안정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의 발전을 뒷받침하였던 덕분에 서독의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 출신의 작가들이 지금은 세계를 호령하는 최고의 작가들로 활동 중이다. 하지만 그런 독일의 유명작가들과 전 세계 각지의 예술인들이 최근 10여 년 전부터 가난한 동독의 한 도시로 이주하여 작업을 하고 있다. 그곳은 바로 독일의 수도 베를린이다.

베를린은 독일의 통일 이후 불안정한 정치적 도시에서 벗어나 이제는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예술도시로서 확실히 자리매김 하였다.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몰려듦에 따라 도시는 매력적인 에너지로 넘쳐나게 되었고, 그에 따라 세계적인 갤러리들과 대안공간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그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컬렉터들 역시 베를린으로 눈길을 돌려 그들의 컬렉션을 베를린에서 채워가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렇게 전 세계의 예술적 재능들을 베를린으로 끌어 모았을까?

현재 진행형의 예술인 유입은 베를린의 160여개가 넘는 미술관과 400여개의 갤러리, 그리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들, 그리고 그 만큼 역동적인 미술시장의 형성이 그 이유이지만, 예술인들의 최초 유입의 원인은 구동독지역의 저렴한 물가와 낮은 주거비가 가난한 예술가뿐만 아니라 성적 소수자들, 이민자들에게까지 가장 강력한 매력으로 작용하였기 때문이다. 베를린은 현재 유럽의 도시 중 런던 다음으로 큰 도시이고, 독일의 수도로서 명성까지 있지만 유럽 내 소도시수준의 가장 안정된 물가를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물가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까진 세계도처에서 예술가를 끌어당길만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현재 베를린에서 거주하는 작가들의 의견이다. 그 이유로는 서독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부를 쌓은 컬렉터들의 유입으로 인해 작품개인판매의 기회확대와 그들의 개인 미술관도 활발하게 운영됨으로 인해 또 다른 예술관객을 끌어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개인컬렉션의 대표적인 예로써 베를린 미테지구에 있는 보로스 컬렉션‘(Sammlung Boros)을 들 수 있다. 보로스 컬렉션은 19422차 세계 대전 당시 연합군의 공격에 대비하여 만들어진 벙커를 개조한 5층짜리 건물이다. 보로스 부부가 컬렉션 한 1990년대 이후의 현대미술작품들을 관람할 수 있는데 현재 꾸준한 관람객들로 인기가 많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라면 꼭 들려야하는 베를린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그리고 세계적인 미용브랜드 웰라(Wella)의 창립자이자 의사였던 토마스 올브리히트 (Thomas Olbricht)의 소장품을 전시하는 미 컬렉터스 룸(me Collector’s room)역시 활발한 활동으로 베를린의 예술인구 유입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미테지구에 1997년 문을 열어 있는 매해 7월 전시품을 교체해서 대중들에게 수준 높은 작품들을 공개하는 호프만 컬렉션 (Sammlung Hoffman)역시 개인미술관으로는 손꼽히는 전시역량을 보여주고 있다.. 위에 언급된 개인미술관들은 개인컬렉션이지만 베를린 컬렉터스라는 이름의 연합으로 베를린의 공익적 예술 활동의 최전선에 서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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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를 개조하여 만든보로스 컬렉션 Bunker, © NOS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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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로스컬렉션에서 전시중인 Thomas Ruff 작업 © NOSHE.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zierung

현재 세계적 예술도시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독일작가들과 한국작가들에게 독일미술계의 화두에 대해 질문을 던졌을 떄 돌아오는 답변은 대부분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인한 고통의 호소이다. 치솟는 렌트비를 감당하지 못하여 시외 변두리 지역으로 이사를 하였거나 그러한 결정을 고민하고 있는 작가들이 많이 있었다. 1990년대 독일의 통일 이래로 베를린은 비어있는 큰 공간의 건물들로 인해 싼 임대료, 활기찬 하위문화, 그리고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예술가들을 매료시켰었다. 한때 세계에서 예술 제작을 위한 가장 중요한 센터였던 뉴욕에서의 분위기가 이제는 베를린으로 이동한 것이었다. Ai Weiwei, Olafur Eliasson, Alicja Kwade 역시 그 흐름을 말해 주듯 베를린에 스튜디오를 두고 활동하고 있지만 지난 10 년 동안 이 도시는 가파른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해 예술가들을 끌어당기던 매력을 위협하고 있다.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Knight Frank>에 따르면, 2017년 베를린의 부동산 가격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20.5% 나 증가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가 베를린에 거주하던 2008년 당시에 이미, 예술인 유입으로 인해 도시의 활기가 더해지고 부동산의 가치상승이 조금씩 눈에 보이는 시기였었다. 그때 당시는 한인들과 여력 없는 유학생들에겐 지금 부동산을 사둬야 하는데...”라는 말이 아쉬움 가득하게 입에 붙어있기만 하던 시절이었지만, 지금은 심각한 수준의 주거비인상으로 베를린 시내중심지에 거주하며 작업을 한다는 것은 대부분 포기하였다고 한다. 현재 베를린에는 약 8,000 명의 예술가들이 거주 중으로 추정되는데, 대다수가 빈곤 속에 살고 있고, 최근 전략 연구소 (Institute for Strategy Development)1,700 명이 넘는 베를린 예술가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단 1명만이 예술 작품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조사되었다. 이렇게 예술가들의 삶이 쉽지 않은 상황 속에 그들의 거주와 작업을 위한 공간 확보조차 어려워지는 상황이니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도시임에도 이러한 고충이 존재하고 있음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2003년 베를린 시장, 클라우스 보베라이트(Klaus Wowereit)"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로 요약했던 베를린의 인구는 매년 4만 명이 증가하고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주택공급은 유지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한 신문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이상 가난하지 않지만 여전히 섹시하다"고 말한 현재의 베를린 시장, 미샤엘 뮐러 (Michael Müller)가 이끄는 시의회의 예술가 지원정책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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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Kreuzberg지구의 젠트리피케이션 반대전시 © ryc


현재 베를린시는 예술가들의 저렴한 생활공간을 보호하기 위해 더 이상의 외국인들의 부동산 구입을 금지 하고 있다. 또한 연극, 무용, 음악, 미술 등 모든 분야의 예술가를 위한 작업 공간 임대료를 연간 약 7.3백만 유로로 보조하고 예술에 적합한 공간을 획득, 개조 및 개조하는 데 7백만 유로를 추가로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독일의 예술가 연합 <bundesverband bildender Künstlerinnen und Künstler> 일명 BBK는 예술가들을 위해 도시자금을 지원하여 그들이 스튜디오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예술가들은 확보된 그 공간을 시장가격보다 훨씬 낮은 평방미터 당 4유로에 임대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현재는 보조금을 받은 약 900 개의 스튜디오를 임대 할 수 있으며, BBK 책임자 인 마르틴슈베그만‘Martin Schwegmann’은 중장기적으로 4,000여 개의 공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베를린 시외지역 위주로 공간확보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예술인들의 가치를 알아주고 상생을 도모하는 행정부처의 노력들이 빛을 발하여 예술인들이 오늘날 베를린에게 가져다준 멋진 결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전 세계에 모범적 선례로 남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담으며 이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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