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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 기획전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2019. 1. 16. - 2. 20.) (이하 유어서치로 약칭)는 기획자(유은순, 유지원, 이진 공동기획)가 제시한 어떤 반질반질한 표면에서 시작된다. 제목에서 드러나듯이 이 전시는 리서치 서비스의 제공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플랫폼 사업의 형식을 전면에 내세운다. 다섯 명의 참여작가가 서비스의 제공자로서 소비자인 관객의 요청에 응한다는 설정인 것이다. 광고 전단에서 흔히 볼 법한 외래어로 채워진 현란한 문장들이 전시장 입구의 빌보드와 전시 서문에서 가장 먼저 관객을 맞이한다. 그런데 전시가 리서치 서비스 플랫폼이라는 것은 일종의 사고실험을 위한 허구적 설정일 뿐, 전시작이 실제로 관객의 특정한 주문을 받아서 제작된 것은 아니다. 전시작은 주로 서울의 전시 공간을 무대로 삼는 20~30대 청년 작가 5인의 작품으로, 여느 전시에서처럼 기본적으로 개별 작가가 개인적으로 지속해온 기존 작업의 맥락 내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하여 전시는 화이트 큐브의 일반적인 전시 위에 서비스 상품 플랫폼이라는 허구적 표면을 덧씌워놓은 모양새를 이룬다. 이러한 설정을 통해 전시가 목적으로 삼는 바는 비교적 분명하다. 요즘 서울의 전시장을 채우는 청년 작가의 작품과 웹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삼는 오늘날의 산업을 나란히 포개어 놓음으로써 겹치는 지점과 남는 지점을 살펴보려는 것. 전시장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 전시 전경, 사진 촬영 이의록, 이미지 제공 유은순.jpg

《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 전시 전경, 사진 촬영 이의록, 이미지 제공 유은순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두 영역 사이의 간극이다. 표면의 소개와 달리 전시작은 분명 매끈한 상품의 외관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시되는 것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취합된 이미지와 재료를 이어붙인 매체를 특정하기 어려운 잡다한 설치물들이며, 이들이 관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거창한 체험보다는 소박한 유머나 아이러니 같은 것이다. 김웅현의 설치 작품 <란빠쌈란 세트>(2019)는 공간이동을 하는 모기가 옮긴 전염병으로 인해 인류가 맞이하게 된 절멸의 위기를 한 태국의 영웅이 한국산 전기모기채를 유통하여 벗어난다는 흥미롭지만 터무니없는 서사를 토대로 한다. 이 작품은 관객이 가상의 태국 여행 패키지 상품을 체험하는 형식을 취하지만, 관객은 이내 그것이 잡다한 이미지와 이야기를 매우 허술한 구조로 이어붙인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인터넷이나 SNS에서 소재를 선택한 이윤서의 회화는 재현의 성공보다는 실패를 드러내기 위한 것 같다. 빠른 붓질 속에 뭉개진 이미지는 쏟아지는 정보의 양과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회화라는 매체 자체가 처해있는 현재 상황에 대한 알레고리인 것처럼 느껴진다. 체르노빌 원전사고 당시의 불기둥을 재현한 정유진 조각의 제목은 <무자비둥>(2019)이다. 영문 제목이 <Mercilesspillar>인 것으로 보아 무자비한 기둥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공사 자재를 허술하게 가공한 형태로 보나 제목의 어감으로 보나 그 기둥은 공포스럽기보다는 귀엽다. 이동근의 <광학적 기만(): 6번째 시선을 위한 5번의 변수들>(2018)은 본인이 정한 알고리즘에 따라 구()의 형태를 변형하여 만든 기하학적 조각이다. 기하학적이라 말했지만, 손으로 가공한 듯 울퉁불퉁한 표면의 굴곡이 그대로 남아있어 엉뚱한 재미를 유발한다. 김대환의 <안녕 휴먼?>(2019)은 인간에게 말을 거는 조각이라 해야 할까? 투박하게 만들어진 오브제들이 예상치 못한 곳에 놓여 관객의 소박한 웃음을 자아낸다. 전시작들은 이렇게 꿈이라는 단어가 가진 두 가지의 상반된 의미, 그러니까 이상이라는 뜻과 환상이라는 뜻 사이를 왕복하면서, 이미지 과잉의 시대 속 작품과 이미지의 의미를 묻는다.

 

《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 전시 전경1, 사진 촬영 이의록, 이미지 제공 유은순 (2).jpg

《유어서치, 내 손 안의 리서치 서비스》 전시 전경1, 사진 촬영 이의록, 이미지 제공 유은순

 

.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유의미한 질문이다유어서치? 독립 큐레이터에 이어 독립 비평가라는 말까지 등장하면서 강박적으로 개인의 독립을 강조하는 서울의 미술계는 안녕한가. 이제 그 말이 가장 자연스러운 곳을 떠올려 보자. 자유로운 개인들 간의 위계 없는 네트워크는 권리 없는 책임의 다른 말이기도 한 것이다. 개인의 창의성이 강조되는 이와 같은 풍경의 이면에는 그 개인들로부터 삶의 장기적 비전을 박탈하여 고용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후기 자본주의의 책략이 숨어 있다. 이라는 말에서처럼 오늘날의 산업이 개인의 창의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모습을 닮았다크리에이티브 산업전시가 예술가의 작품을 플랫폼의 서비스 상품으로 제공한다는 설정은 . 전시가 앞세우는 서비스 상품 플랫폼이라는 형식이 오늘날 미술 생산의 형식에 대한 거울상으로 보이기도 하는 것이다. 이제 두 영역 사이의 접점이 눈에 들어온다, 간극을 확인하고 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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