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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 성 / 독립 큐레이터 


기대감소의 시대의 예술 

‘기대감소의 시대(The Age df Diminished Expectation)’는 미국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의 동명의 경제학 저서로 1990년대 신자유주의가 지배하는 미국에 나타난 경제현상으로 인해서 미국인들이 느끼는 불안정한 시대상황을 표현한 단어이다. 폴 크루그먼은 당시 미국이 처한 경제문제의 근본원인을 생산성 둔화, 소득분배 불균형, 실업으로 지목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요구와 정치계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그러나 현실에 순응하는 국민과 정치적 출혈을 원하지 않는 정치인들의 성향 때문에 문제 해결은 요원하다고 비판한다. 지금 한국의 상황이 이와 다르지 않다. 한국 경제의 2019년 전망은 예상대로 밝지 않다. 경제성장률은 낮아지고 무역, 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미래불확실성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길고 지루한 저성장의 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은 희망과 꿈을 줄여야만 버틸 수 있고 미래를 기대하며 준비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기대감소의 시대’를 살아내고 있다.

문화예술분야라고 다르겠는가? 현재의 한국미술계의 모습은 미술시장 양극화 현상과 성과주의의 제도권 미술계 그리고 새로운 미학적 담론을 형성하지 못하는 대안미술계의 모습이 ‘기대감소 시대의 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더하여 장기불황으로 이어지는 ‘기대감소의 시대’에 문화나 예술을 논하는 것은 배부른 소리로 치부되고 예술가의 생존은 각자도생의 문제로 쉽게 취급된다. 

실험적이고 새로운 예술창작물에 대한 작업환경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측은 쉽고 예술 활동의 지속을 위해서는 소위 투잡, 쓰리잡을 뛰면서 이어가야 할 상황이 지속될 것은 불을 보듯 훤하다. 예술인의 민생고 문제가 예술계의 새로운 현안은 아닐지라도 날선 예술가의 희생과 의지만으로는 지금의 상황을 벗어나기에는 이전보다 더 어려워질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그렇다고 포기하는 것도 어렵다. 기대감소의 시대이기는 하나 기대를 완전히 버리기 또한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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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이디어 보드


  
4차 산업혁명과 문화예술

창작의 생명연장을 위하여 예술가들은 대안적 시스템을 모색하고 예술에 적용가능한 예술 밖의 이야기에도 귀기울이며 활동을 확장하고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을 수 밖에 없다. 그중에서 두드러진 이야기는 작년부터 유행어처럼 확산된 ‘4차 산업혁명’을 들 수 있겠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을 계기로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4차 산업혁명은 과학기술을 통해 국가경제를 부흥시키고 선진국의 신기술을 추격하고자하는 국가적인 아젠다로 등장한다. 현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 선거 후보자 때부터 ‘정부주도의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정책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당선 이후에는 대통령 직속의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하고 국정운영 계획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범부처 대응추진계획 등을 내놓는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4차 산업혁명 대비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과 문화예술 산업 분야의 일자리 확대 및 기초토대 마련 방안 등을 언급한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을 통해서 “기술, 문화 등의 융복합으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산업 창출의 역할을 수행”하고 “여러 기관이 협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융합 등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라는 현 정부의 언급은 그다지 새롭게 읽히지 않는다. 이전 정부에서 ‘창조경제’를 내세워 경제위기의 타개책으로 과학기술과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ies)를 중점적으로 지원하며 다양한 분야와의 융복합을 통해 고용률을 높이고자 함은 물론이고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여 문화예술 산업을 증진시키겠다는 전략에 제도권 예술이 작동했음을 상기한다.  

전 정부는 알파고 쇼크를 통해 경험한 인공지능 기술을 ICT와 과학기술계 뿐 아니라 전 분야와 사회로 파급시키겠다는 내용을 담아 ‘지능정보사회 추진 중장기 종합계획’을 국가전략으로 발표하여 한강의 기적을 다시 재현하고자 하였다. 이어진 현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을 피력하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발전시켜 모든 산업분야의 지능화를 가져오고 이를 통한 혜택으로 사회 전반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며 기술의 혁신성을 강조한다. ‘지능정보사회’와 ‘4차 산업혁명’, 이 둘의 차이는 무엇인가? 기술명의 추가와 핵심단어의 변주만이 존재할 뿐 두 정부 모두 인공지능과 같은 신기술을 통해 산업전반의 발전을 꾀하는 ‘기술결정론’식 사고를 드러내고 선진국의 기술을 모방해 그들을 따라잡겠다는 추격주의식 사고방식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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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호락 개발품,  1인가구 김치냉장고 이미지 1



또한 명칭만 다를 뿐 서로 닮은꼴인 ‘지능정보산업 발전계획’과 ‘4차 산업혁명론’은 그 뿌리마저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미래창조과학부 내의 정보통신 관련 부처에서 탄생한 ‘지능정보산업 발전계획’은 2016년 3월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의 결과와 그 직전(2016년 1월)에 있었던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한 4차 산업혁명이 결합하여 문재인 정부의 ‘4차 산업혁명론’이 된 것이며 미래부의 정보통신부의 주요관료와 기업인들이 주축으로 만든 기술주도형 산업은 현 정부에서 이름만 바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이어져 오늘날의 국민적 구호의 ‘4차 산업혁명’이 된 것이다. 
 
정책의 화두로서 4차 산업혁명이 과학기술분야를 넘어 범분야적인 의제로 등장하며 문화예술분야도 예외 없이 4차 산업혁명에 부합하는 정책들이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인식적 측면에서 주로 논의가 기술과 산업관점에 머물고 있어 문야예술분야에 적용 가능한 실제적인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찌 보면 정량적 평가로 성과가 결정되는 산업중심 사회에서 문화예술계는 태생적으로 취약하다. 그럼에도 이 태생적 문제를 내부에서 찾기보다는 이종분야와의 결합을 통해 규모를 확장하는 것으로 또한, 산업계와의 연계를 통한 문화예술분야의 촉진을 도모하는 것으로 비효율적인 분야라는 낙인을 벗고 정부가 제시하는 지표들에 부합하는 문화예술분야의 일자리 창출과 대규모 자본유치를 위한 자구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결국 문화예술계의 4차 산업혁명의 대비는 과학적 사고의 근간이 예술과 같은 창의력이라는 이유로 이종분야인 과학기술을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시켜 산업적 측면을 강조한 문화예술 콘텐츠의 지속적인 투자를 약속하며 예술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것으로서 문화예술 산업화의 정당성을 피력한다.   

이제 4차 산업혁명의 실체가 무엇이든 그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이 실재하든 실재하지 않든, 또 그 실체가 무엇이든 그 용어를 둘러싸고 온갖 사회적 행위자들이 무언가를 말하고 사업이나 행사가 벌어진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현상이다. 우리에게 이제 ‘4차 산업혁명’은 개인의 관심여부를 떠나 그 개인이 몸담고 있는 분야의 선두를 차지하기 위한 지름길이자 단축키로 작동하고 있음은 확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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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호락 개발품, 1인가구 김치냉장고 이미지2



기대감소의 시대의 문화예술 지원정책
  
장기적인 불황이 이어지면 예술지원금에 기대는 예술가들은 많아질 수밖에 없고 그 지원 사업으로의 진입은 점점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반면에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지원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정책 기조의 변화를 보이며 지원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뚝심 있는’ 창작자 본연의 모습보다는 지원정책에 따라서 창작방향을 수정하는 ‘유연한’ 예술가가 되기를 선택해야한다. 

더하여 정부가 문화예술후원자의 한 축을 담당하는 상황에서 공공재원의 ‘자비’를 받기 위해서는 개인이 지향하는 가치기준보다는 후원자의 가치지향에 부합하는 ‘현실순응형’ 예술가가 되기를 강요받는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예산규모는 외형상으로는 증가하였으나 실질적으로 장르적으로 균등한 지원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의문이 드는 것은 순수창작분야와 예술가 개인의 전시지원의 예산은 줄고 사회적 경제조직 사회양극화, 소득불균형등, 빈곤, 청년실업 등 사회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사회적 경제 역할이 표면화되면서 문화예술분야의 사회적 경제조직인 사회적 기업과 협동조합은 200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루어왔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기업의 경우, 2008년 11개에서 2018년 223개로 증가하였고 협동조합의 경우에도 2013년 77개에서 2018년 1,219개로 증가하며 양적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100대 국정 과제로 설정하고「사회적경제기본법」 등의 법 제정과 사회적경제의 통합적 추진체계 구축을 통한 사회적 경제 정책 지원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적경제조직의 지속가능성 연구」,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정책연구, 2018, p.7.
과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 문화산업기술이라고도 하고 영문의 Culture Technology의 머리글자를 따서 CT라고 한다. 이 용어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는 아니며 그 의미는 문화콘텐츠를 디지털화 하는 기술을 말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18년도 문화산업기술 신규 정책지정과제로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문화 콘텐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창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 https://www.sciencetimes.co.kr
의 지원에 상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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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지호락 개발품, 1인가구 김치냉장고 이미지 3



이것은 정부의 중요 현안 중 하나인 실업률 해결과 연관이 있다.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 중 ‘사회적 경제 활성화’와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술과 문화가 융합되는 컨텐츠를 통한 인력양성과 고용창출’을 문화예술분야의 일자리 해결책으로 제안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 8일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에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분야에 예산이 집중되어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예산은 올해 대비 5.1%를 증액했으며, 이 중 4차 산업핵심 분야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구축 및 유통 활성화에 총 7,200억원을 배정하며 올해보다 58.9%나 증액된 예산이 투입된다. 또한 혁신성장의 촉진을 위한 정부 연구개발(R&D)에 올해 대비 4.4%나 증가한 20조가 넘는 예산을 편성하였다. 더하여 이 예산안과 관련한 정부 주요인사의 시정연설에는 ’4차 산업을 이끌어갈 핵심 인재를 양성‘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통된 내용이 언급된 점으로 미루어 내년에도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분야에 인력양성의 기회를 우선시하고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이 과학 분야를 비롯한 모든 분야로 확산,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이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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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 in flux1


   
이러한 상황들은 예술가들이 시각적 전시라는 형태에서 벗어나 지원 적합형의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고 문화예술 관련 전문가들의 연구지원 신청은 지원금 액수와 규모가 큰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과 과학 분야로 관심이 쏠리는 이유가 된다. 또한 기회의 부재와 막막함을 지닌 젊은 예술가들은 ’디지털 세대‘의 특성을 살려 새로운 예술 플랫폼의 구축을 도모하여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지금과 같은 분위기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밀레니엄 초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뉴미디어아트에서부터 감지된 현상이다. 기존의 예술이 시장의 논리를 내세워 교환의 가치만을 내세우는 동안, 실험적 예술에 대한 갈망과 새로운 매체탐구의 필요성을 느낀 예술가들은 게임의 상호작용성을 활용하여 작품과 관객의 즉각적인 소통방식의 기술이 적극적으로 도입된 디지털 예술로 정부 지원 사업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한국에서도 뉴미디어 아트가 확산되기 시작한다.

 그 중요배경에는 1990년대 중반이후, 정부는 기술을 문화산업의 경쟁력 요소로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문화기술(CT)을 문화정책의 핵심영역으로 설정하고 CT 개발 및 활용을 위한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한 것이 있다. 이 시기부터 기술은 예술적 가치추구를 위한 접근으로만 이해되는 것이 아닌 중요한 정책영역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되고 대학을 비롯하여 제도권 예술기관들이 ‘기술과 예술의 만남’이라는 타이틀로 융복합 정책에 부합하는 관련 학과들이 신설되고 주요 전시장에는 뉴미디어 관련 전시들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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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국립아시아 문화 전당, acc in flux2



예술이 과학기술과 결합하여 다양한 예술형식을 실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학제적 협업을 통한 예술 활동을 증가시킬 수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는 현상이다. 시대의 필연과 우연이 교차하여 발생한 예술이라는 것은 인정해야하겠다. 그러나 기술을 우선시하는 문화예술 산업이 정부의 핵심 정책이 되면서 기술이 예술의 새로운 매체로서의 실험보다는 기술 그 자체의 성과를 중요시하고 더하여 예술지원 사업으로의 입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서만 작동하는 것에는 불편함이 있다. 

예술형식의 실험이라는 명목으로 디지털기술 및 상호작용적 미디어가 예술분야에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그것이 트렌드화된다는 것은 창작의 다양성의 가치를 손상하는 결과를 유발하고 나아가 예술과 상업적인 콘텐츠의 경계를 약화한다. 결국, 작품의 미학적 성과보다는 기술을 통한 예술형식을 제시한 창작자들이 지원사업의 트렌드 세터가 되었고 정책의 흐름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예술가들이 미디어를 활용하는 예술로 방향을 선회하며 또한 그들의 정책부합형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능력이 지원사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작동한다.
 
이와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공공부분 재정지출의 효용성을 올리고자 정부는 추진하는 사업의 성과와 예산을 연계하는 성과주의 예산제도를 도입한다. 이것은 사업 활동에 따른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한 결과를 예산에 연계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삼는다. 일반적으로 문화예술사업의 특성은 가시적인 성과도출에 예측이 힘들고 성과목표는 추상적으로 표현될 수밖에 없는 속성이 있다. 그럼에도 초기 생산비용은 높으나 복제를 통한 다량의 보급이 가능한 대중문화 및 콘텐츠 관련 사업의 지원을 확대하여 그나마 가시적 성과를 높이고자 하였다. 

이제 정부의 문화예술 생산정책(창작활동과 관련된 사업)은 경제적 가치로 환산이 가능하고 계량적 성과지표로 측정이 용이한 문화산업과 관련된 사업들을 육성하고 시장실패가 높은 공공재적인 성격을 강조하는 순수예술분야보다는 가시적인 창구효과(window effects) 창구효과란 문화산업에서 산업 연관효과가 큰 것을 일컫는 문화 경제학 용어이다. 한 분야의 성공이 다른 분야의 성공의 확률을 높인다는 의미로도 사용하기도 하고 하나의 콘텐츠를 서로 다른 시점에서 서로 다른 플랫폼을 통해 제공해 콘텐츠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적인 유통방식을 지칭하기도 한다.
   「미디어 경영∙경제」, 정희경 공저, 커뮤니케이션스 북스, 2013 참조.
가 나타나는 시장재적인 특성이 높은 문화기술 산업에 주력하게 된다. 
  
결국 불황이 장기화될수록 문화예술분야의 정부지원이 어디로 행할지는 확연해진다. 기대감소시대의 예술은 자본적 유형의 수익실현이라는 방향으로 그 예술적 자립의 의미를 생성하는 길로 나아가고 예술의 본원적 가치는 예술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할 질문으로 남게 하며 예술에 대한 기대는 더욱더 감소된 시대를 살아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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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부가가치로서의 예술과 예술인

기업들의 고용부진으로 인한 청년들의 취업난은 정부가 해결해야할 시급한 현안이며 정부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책 중 하나로 스타트업 및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벤처기업과 같은 창업을 취업난의 해소를 위한 방법으로 제안하며 이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있다. 

창업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주제이기도 하다. 새로운 기술을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성장 동력으로 전망하며 경제의 신성장론은 노동과 같은 자본유형보다는 무형의 아이디어나 지식을 더 중요한 요소로 제시한다. 이에 정부는 신기술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창업에 적극적인 지원을 함은 물론이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창직’ 중소벤처기업부의 설명에 의하면 창직이란, 기존 노동시장 일자리에 진입하지 않고 개인이 문화, 예술, IT, 농업, 제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지식, 기술, 능력, 흥미 등에 용이한 신직업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여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을 새로운 시대의 구직형태로 제안한다. 생산의 주체를 기업이라는 전통적 관점에서 벗어나 개인을 새로운 생산주체로 인식하며 정부는 새로운 시대에 부합하는 기업가 정신을 상호연결과 협업, 네트워크를 활용한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개인과 개인성으로 그 의미를 부여한다. 이에 창의성과 초연결성의 사회에 부합하는 예술가들이 국가지원을 통한 창업을 예술과 생계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새로운 창구로서 고려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화예술을 통한 창업과 창직의 창구는 일원화되지 않아 정보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으며 문화예술에 대한 제도적인 이해도 부족한 상황이다.  

아래는 정부지원을 통해 창업과 연구개발의 경험이 있는 예술가와 미디어 전문가를 인터뷰하여 그들의 경험과 정부지원에 대한 실제적인 견해를 담았다. 두 사례에 비추어보면 4차 산업혁명의 정책이 예술가의 내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예술가의 각자도생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잠시나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사례 1> 청년예술가의 스타트업(startup) : 지호락(知好樂) 대표 김소영
  

김소영 대표는 1인 가구를 위한 다목적 김치냉장고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대표이자 도예가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청년창업사관학교’ 지원 자격은 만39세 이하로 예비창업자 또는 3년 이내 초기창업자이다. 단, 기술경력을 보유한 경우 만 49세 이하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지원신청은 대체적으로 매해 1월에 모집공고가 나오고 서면평가, 예비창업심화과정, 최종 PT평가를 거쳐 3월중 최종 입교한다. 이와 관련한 정보는  https://www.k-startup.go.kr/main.do 이나 http://start.sbc.or.kr/ 을 참고한다.
  
의 지원을 받아 제품의 연구개발을 시작한 3년차의 청년 사업가이자 도자조형과 생활도자를 넘나들며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 예술가이다. 1인 가구를 위한 다목적 김치냉장고는 본인이 1인 가구이자 도예가라는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공기순환이 잘되는 도자기의 특성을 살려 작고 실용적인 김치냉장고를 상용화하는 것이 사업의 목표이다. 

지금은 제법 전문 사업가의 향기가 나지만 처음부터 예술만 하던 그녀의 목표가 창업은 아니었다. “제가 좋아하는 예술을 선택했지만 소위 먹고 사는 문제를 예술 활동이라는 것과 연관하여 이루기는 쉽지 않았어요.”라는 그녀의 말처럼, 창업 동기는 예술적 생산만으로 예술과 삶의 조화를 이루기는 어렵다는 판단에서 창업을 결정했고 정부 지원으로 시작하여 자립적인 사업을 하고 있는 지인의 권유로 청년창업사관학교에 입교한다. 
  
다음은 정부지원을 통한 청년예술가로서의 기술창업과 관련한 김소영 대표와의 인터뷰 중에서 일부를 정리한 내용이다.

                                                                          Q:이지성
                                                                          A:김소영

Q: 청년창업사관학교와 관련한 지원의 내용과 과정을 설명해주세요.
          
A: 지원기간은 우선은 일 년 과정이고 이 기간 동안 기관은 제품을 현실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전반적인 지원을 합니다. 저와 같은 예비창업자들은 교육과정의 이수가 필수입니다. 교육 이수시간은 제가 지원한 2016년에는 160시간이었지만 현재는 120시간으로 조정한 걸로 알아요. 당시에는 일과 학업, 제가 박사과정에 재학중이예요 그리고 교육이수까지…… 현실적으로 사업과 다른 일을 병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예요. 주 4일 교육 참여 조건이라 결국 학업은 잠시 미루고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더구나 저는 지원 당시, 사무실도 없고 비즈니스 지식이 전무하다보니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였고 결론적으로는 많은 도움을 받았어요.

Q. 교육과정은 주로 어떤 내용인가요?
  
A: 사관학교에 입교하는 순간부터 기업가 정신에 대하여 철저히 교육받아요. 창업과 이윤추구라는 목적에 맞는 교육내용들이에요. 사업자 등록증 발급받는 방법부터 마케팅, 기술제휴와 관련한 제반조건 그리고 인력관리방법까지 창업에 필요한 A부터 Z까지 교육을 받아요. 저같이 예술과 교육밖에 모르는 초짜에게는 좋은 프로그램이예요. 

Q: 지원규모는?

A: 최대 1억 원까지 지원이 가능해요. 졸업 후 후속연계지원이 있고요. 저는 졸업 때 좋은 평가를 받아서 지금이 3년차인데 현재까지 지원금을 받고 있습니다. 모든 졸업 기업이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수졸업 기업으로 평가받은 경우 추가 지원이 가능해요. 최대 5년까지 지원 받을 수 있어요. 1년차에는 1억을 2년차에는 6천만 원을 지원 받았어요. 3년차부터는 5백만 원에서 2천만 원까지 추가지원이 가능합니다. 이 비용은 시제품 업그레이드, 마케팅, 제품 수정 비용 등을 감안해서 기관이 책정해요.   

Q: 제품과 관련한 기술적인 부분의 사전지식이 있었나요?
  
A: 없었어요. 기술연구와 관련한 부분은 외주라고 보셔도 됩니다. 제가 기술연구까지 커버할 수는 없기에 외주가공을 하고 있어요. 이 지원사업의 취지 자체가 본인의 기술로 구현된 제품이 아니라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지원 사업이에요. 그래서 외주는 필요조건처럼 정해져 있어요. 

Q: 예술가로서 사업을 하면서 현실적으로 느낀 점은 무엇일까요?
  
A: 제가 기술연구를 전적으로 외주로 하다 보니 현실적인 기술과 타협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어요. 반면 외주업체는 예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아서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어요. 그리고 예술만 하던 사람이 사업을 하다 보니 사업 초기의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은 교육을 받으면서 빨리 변했어요. 자본과 사업의 목표가 곧 성공이고 그 ‘성공이 곧 돈이다’라는 가치를 직접적으로 배우면서 창업은 제가 예술가로서 훈련받은 것과는 다른 길이라는 것을 받아들여야했어요. 무조건 잘 만들어서 잘 파는 것이 이곳의 목표이고 가치니까요.

Q: 창업을 준비하는 예술인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A: 우선 저는 예술가의 창업에 긍정적인 입장입니다. 단지 열린 마음으로 사업적인 정보와 추진력을 장착한다면 예술훈련만 받은 이들도 지원 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창업을 결정했다면 사업을 통해서 자신이 추구하고 싶은 것을 정확히 알아야지 실패의 확률을 낮출 수 있어요. 기술과 관련해서는 단기간의 시간과 자본을 투자해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는 사업이 초보자에게는 적합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스타트업 지원사업의 목적은 고용창출로 명확해요. 예술만으로 생존이 힘든 젊은 예술가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술과 기술의 차이점을 인정하고 맞춰 나가다보면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 같아요. 덧붙여 저는 창업을 예술활동 연장의 또 다른 길로 선택했지만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과 논의가 지금보다 활발해졌으면 좋겠어요. ‘예술가로 살아남기’가 힘든 사회적 분위기는 뭐라 말할 수 없이 슬픈 현실이거든요.

<사례 2> 전시미디어 전문가의 4차 산업혁명과 R&D(Research and development) 견문록 : ㈜이오타랩스 대표 장준영

장준영 대표는 전시미디어 사업체에서 연구소장과 연구개발 사업본부장으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미디어 전문가로서 현재는 소프트웨어솔루션과 IoT기반서비스 등 응용소프트웨어 개발 및 공급하는 중소기업인 이오타랩스의 수장이다. 현재진행형의 과제는 전시공간에서 관객반응의 컨텍스트를 기반으로 이에 대응하는 솔루션을 프로그램으로 연구개발하는 사업과 예술가를 비롯한 비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콘텐츠를 생성하고 저작풀(pool)까지 구축하는 다년과제의 R&D를 수행하고 있다. 예술가와 미술관등 예술계와 오랜 시간 협업한 경험이 있는 장대표가 바라보는 4차 산업혁명과 문화예술지원 사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인터뷰를 요청했다.  

                                                                          Q: 이지성
                                                                          A: 장준영
Q: 프로그램 개발의 주목적은 무엇인지요?

A: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프로그래밍 전문 교육을 받지 않은 비전문가들을 위한 멀티미디어 활용이 용이한 프로그램을 연구개발하고 있습니다. 예술가와 콘텐츠 제작자를 비롯한 비전문가들이 익숙하지 않은 컴퓨터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가진 비주얼언어 사용을 통해서 프로그램을 활용하고 상용화하여 전문가들이 주로 다루던 미디어 프로그램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목적인 사업입니다. 

예술가를 예를 들자면, 작품의 미디어의 기술적 구현을 위해서 주로 프로그래머와 작업이 필수라고 여기던 것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예술가 본인이 직접 기술적인 부분을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금보다 더욱 풍성한 미디어 작품들을 생산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예술가를 비롯한 창작자들은 아이디어가 생기면 빨리 실행해보고 싶죠. 그런데 실제적으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아이디어 보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일차적으로는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책상에 붙이는 포스트잇의 사용이 줄어들 테고 나아가서는 AR(Augmented Reality), VR(Virtual Reality)과 같은 작업에 필요한 프로토타이핑(Prototyping) 작업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을 거예요. 이것이 지금 진행하는 주요 R&D사업의 목적이기도 하구요.  

Q: 이전에 예술계와 일할 기회가 자주 있으셨는지요?
   
A: 지금은 독립했지만 이전에 근무하던 곳들이 주로 그래픽 기반의 제작툴을 만들고 기획하던 곳이라 예술가와 미술관, 박물관과 같은 예술기관에 미디어 부분의 기술적 자문과 구현에 관한 일들을 한 경험이 있고 지금도 문화유산복원에 필요한 디지털 작업, 무대공연과 음악의 미디어 구현과 관련한 일들을 하며 예술분야 사람들과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술계와의 프로젝트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재작년에 한국콘텐츠진흥원(www.kocca.kr)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www.nipa.kr)의 지원을 받아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협업하여 가상미술관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IoT와 VR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아카이브 전시로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어서 감상이 어려웠던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문화자원을 가상의 문화자원으로 만들어 바이브 안경으로 관람하고 체험하는 전시로 미술관, 연구자, 대중을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젝트였어요. 

원래 의도는 서로 다른 지역에 있는 미술관들이 서로 가상의 공간에서 접근,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으로 일종의 ‘커넥티드 뮤지엄’을 만드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예산과 인력 그리고 실행기간의 부족으로 제약이 있어서 결과물로 나오진 못했지만 이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할 것이고 언젠가는 구현할 것입니다. 

Q: 예술인들에게 지금의 문화예술지원사업의 접근을 위한 조건은 무엇이 될까요?

A: 일단, 예술가와 기술이 기반이 되는 문화예술지원사업과의 적합성을 고려하면 기본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본다. 지원기관이 원하는 충족조건을 갖추기에 대다수의 예술가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나마 제가 같이 일한 작가들은 비전문가의 접근이 용이한 프로그래밍 사업인지라 예술가를 사용자 중 하나로 지정했기에 가능했다고 봅니다. 

사업의 결과물이 예술작업으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그것은 수단이 되는 것이지 사업의 목적물로서는 기관에서 부족하다고 판단하는 듯합니다. 사업수익성의 가능성이 지원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다보니 상업의 영역에서 4차 산업혁명과 연관된 기술로 인터렉티브 아트작품을 기획하는 사업체들이 지원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고 이들만이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죠. AR, VR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예술가들이 지원을 고민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도 경쟁이 가장 높은 분야인지라 상업적 효과를 극대화하지 않고서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사업의 중복을 확인하는지라 기존에 있는 것보다는 새로운 무엇인가를 수익과 연결해서 고려하는게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의 정부지원에 절대적인 요소는 4차 산업혁명과 인력창출이 사업결과에 들어가야만 한다. 즉, 창의성과 사업성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과 일자리 창출이 지원계획안의 필수요소와 같다고 보시면 되죠.  

Q: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과 연계한 예술사업 지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해주세요. 
  
A: 개인적인 의견은 일반적인 기술연구는 정부가 상업화를 요구하는 것은 자제해야한다고 봅니다. 결과적으로 성공한 사업이 아직은 별로 없거든요. 세금이 허투루 쓰이면 안 되지요. 오히려 예술을 비롯한 문학, 철학과 같은 순수학문에 지금보다 지원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들 분야에 안정적인 직업이 교사, 교수 외에는 별로 없다는 점도 그렇고 예술인들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특정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원방식도 변해야합니다. 지원금을 상정하기 보다는 바우처(Voucher)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것이 온당해요. 수천억씩 세금이 들어가는데 효과적으로 쓰여야죠.
 
A: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기술은 예술가 개인보다는 미술관, 박물관과 같은 곳에서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 도입해야 합니다. 방문객의 취향이 관람에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기술을 도입해서 다양한 관람방식을 생성하고 각각의 공간에 맞는 맞춤형 관람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신기술이 도입된 작품들이 많아지면 이에 맞는 관람을 위한 기술이 필요할 것이고 이것이 활성화되면 작가들의 작품 활동의 확대로 이어질 것입니다. 결국 작가들의 이윤창출 기회도 늘어나겠죠. 정부의 지원에만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그리고 정부지원은 예술 뿐 아니라 어떤 분야이든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간접지원을 늘리고 민간주도의 지원방식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근시적인 예술, 기대감소의 시대의 예술


현대자본주의형 산업사회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사회가 제시하는 예술의 가치판단의 근거는 그들 방식의 경제지표들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시대의 측정기술법은 예술을 낮은 수익률과 시간이 요하는 일이라는 근거로 비효율의 것들로 낙인찍고 예술의 자율성과 순수성이라는 설득은 빛바랜 이야기로 취급당한다. 더하여 예술가들마저 ‘살아남기’라는 명목으로 영혼이 삭감되고 휘발적인 예술들을 양산하고 이것의 정당성을 스스로 부여하며 종국에는 예술의 도구화를 더욱더 가시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예술은 당장의 성과를 도출하는 방식에 부합하는 근시적인 예술에 함몰되고 예술가는 예술에 대해 남아있는 기대마저 타협하여 기대감소 시대에 부합하는 저가형 예술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그것은 결국 누구를 위한 예술이 될 것인가? 이 글의 시작에서 언급한 폴크루그먼의 기대감소의 시대의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정부가 문제를 방치해도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현실에 순응하는, 기대감소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 순응조차 불가능해지는 새로운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라고.

촛불정국으로 탄생한 새로운 시대의 정부가 외치는 4차 산업혁명론은 기술을 통해 모든 분야의 산업을 발전시키고 결국에는 사회가 변할 것이라는 ‘기술결정론’식의 발전관을 피력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발전방식은 결국 기술주도의 산업사회에 모든 분야가 함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술개발과 연구 투자의 중요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금보다 더 확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단 그러한 노력이 이전의 해묵은 기술입국론의 방식으로 고립적이고 일방적인 형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새로운 전환은 어디까지나 사회적 관계의 상호 삼투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그것은 합리적이고 나아가 사회 전체의 고려와 혁신으로 이어져야만 더 좋은 사회구현과 더 높은 경제적이고 사회적 생산성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실체가 없는 유행어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그렇듯이 그 안에는 정작 기초과학분야의 연구비는 삭감되어 4차 산업혁명이 결국에는 국가적 ‘한탕주의’로 끝날 것이라는 예측처럼 문화예술계도 4차 산업혁명이 단발적인 휘발성의 예술만을  양산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와 걱정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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